<수석교사가 뛴다⑤>“비결 나누기, 결국 학생 위한 일”

2010.02.03 09:12:55

신규·저경력교사 적응지도-서울연희초 김인실 수석
수업 코칭부터 학부모총회 준비까지
멘토링 활동, 동영상으로 제공 계획


“오늘은 학습·생활지도의 달인 네 분을 모셨어요. 그동안 숱한 오류와 시행착오, 경험을 통해 체득한 선배 교사의 노하우를 들어볼 텐데요, 신임 선생님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에 대해 맘껏 의견을 나누셨으면 합니다.”

수업이 끝난 서울연희초 6학년 5반 교실. 김인실(체육) 수석교사가 9명의 신규·저경력 교사를 모아놓고 ‘학급경영 MVP와의 미팅’ 시간을 열었다. 교생실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수업, 아이들과의 부대낌 속에서 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를 오늘 ‘!’로 바꿔주기 위해서다.

“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도록 6단계로 스티커를 제공하고, 벌할 때는 감정을 배제하고 일관성을 갖는 게 중요해요.”(이상덕·3학년 5반) “교사가 하지 않고 학생이 직접 할 때까지 지켜봐 주는 게 좋아요.”(김성전·6학년 8반) “아이들의 소질과 흥미를 파악해 각자에게 맞는 담임상을 제공해야 해요.”(김춘애·6학년 5반)

선배들의 멘토링에 메모지를 빼곡히 채워가는 교사들. 평소 ‘저 선배님 학급은 왜 그렇게 수업태도가 좋지?’ 생각했던 의문이 오늘에야 풀렸다.

초임 최진숙(경력6개월) 교사는 “교사로서 기본적인 태도나 언어에 관한 조언을 들으며 나 자신과 비교하게 됐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수석교사로 활동해 온 김 수석은 이 같은 신임·저경력교사 적응지도, 멘토링을 2년째 매달 두 차례씩 하고 있다. ‘체육수업 중 안전관리’ ‘부진학생 학습지도와 수준별 수업 구성’ ‘효과적인 영어수업’ ‘학부모총회, 학부모상담 준비하기’ ‘교과지도 상담’ ‘생산성 높은 학급경영’ 등 주제도 다양하다. 멘티는 신규 3명, 경력 5년 이하의 저경력 교사 6명, 그리고 복직교사다.

멘토링 활동은 보통 방과 후 3시부터 교무실, 교실 등에서 1시간 내외로 이뤄진다. 간부회의 때는 다음 주 활동내용과 일정을 협의하고, 부장회의 때 공지, 참여를 유도하는 절차를 밟는다. 사정이 있어 불참한 교사는 비는 수업시간에 1대1로 멘토링을 진행하거나 유인물을 주고 요점만 말하는 방식을 동원하기도 한다.

강안나(경력1년) 교사는 “3월 발령받고 학부모총회 준비를 하는데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두려웠다”며 “김 수석님이 총회에 필요한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짚어주셨고, 특히 학부모 상담을 위해 아이들의 장점을 파악하도록 조언해 주셔서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혜진(경력 1년6개월) 교사는 “명인수업을 함께 참관하고 수업을 같이 분석하면서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설명해 주시고,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얘기해 주셨다”고 말했다. 모두가 부담스런 체육수업에 대해 전반적인 흐름과 특히, 간과하기 쉬운 안전관리와 요보호 학생 파악 등을 되짚어주기도 했다.

“예전에는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도 흔쾌히 받아가는 공식방법이 없었는데 수석교사제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김 수석은 “그 효과가 결국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일이니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3년차 활동에 나서는 김 수석은 “멘토링 활동을 촬영해 미참석 교사나 동료교사들에게도 제공하고, 멘토링 활동실을 별도로 마련해 보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성철 chosc@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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