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들이 앞 다퉈 토요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토요프로그램 운영이 여전히 주5일 수업 성공 정착을 위한 인프라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자유로운 토요일이 되면서 학생, 학부모 2000만 명의 늘어난 여가 시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아직 걸음마 단계인 지자체 토요프로그램 중 우수 사례를 모아봤다.
경기 고양시의 주5일제 수업 대안 ‘토요창의학교’는 학생·학부모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고양시청·고양교육지원청·고양문화재단이 공동으로 1년간 준비한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창의학교가 복합문화예술센터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실시되는 만큼 ‘문화·예술’에 중점을 뒀다. △주제별 야외체험프로그램 ‘창의마당’ △명사 초청 멘토링 무료 강연 ‘창의특강’ △특기적성 맞춤형 통합문화예술 교육 ‘창의교실’ 등 3개 분야의 프로그램이 알차게 구성돼 매주 1000명의 학생·가족이 참여할 수 있다. 일회성 프로그램이 아닌 1학기 14주, 2학기 10주에 걸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성 고양시장은 “고양시는 ‘토요창의학교’ 외에도 매주 토요일마다 공공장소를 최대한 청소년들에게 적극 개방해 문화예술과 체육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프로그램 인프라 확대를 위해 서울시도 나섰다. 서울시는 8일까지 나흘간 시 구립 청소년수련시설 31개소와 특화시설 6개소 등 총 37개소를 중심으로 ‘놀라운 토요일 서울 엑스포(EXPO)’를 개최했다. 서울시에서 엑스포까지 마련한 것은 청소년시설, 민간단체, 사회적 기업 등에서 산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토요프로그램을 청소년·학부모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체험해보게 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놀토 서울 사업설명회’ 등 엑스포 기간 동안 다양한 행사를 열어 프로그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또 이달 말까지 ‘사이버 놀토 서울 박람회 홈페이지’(www.youthnavi.net)에서 청소년 수련시설,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 놀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100여 개소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엑스포를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주말에 집 근처 가까운 시설에서 건전하면서도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체험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나갈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는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에 따라 지난 1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관악구 175교육지원센터’(문의=02-889-3986)를 설치해 별도로 4명의 직원을 배치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악구 청소년 영화제작 아카데미’ 등 토요일 문ㆍ예ㆍ체교실, 체험학습, 자기주도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춘천시는 관광 도시의 특성을 살려 △문화유적코스(매월 첫째 주) △자연경관 코스(둘째 주), △체험관광 코스(셋째 주), △학습관광 코스(넷째 주)로 ‘학생전용 특별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는 관내 평생학습센터와 4개 도서관에서 ‘토요 락(樂)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전 역사‧문화 탐방 ‘신나는 사회교과서 여행’을 비롯해 30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