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부고에서는 진학컨설턴트, 학년부장, 담임교사밖에 모를 정도로 사회적 배려대상자 학생들의 프라이버시가 잘 보호되고 있습니다. 모든 지원은 다른 학생들이 알 수 없도록 운영하고, 일반학생들을 참여시켜 사회적 배려대상자들 만의 활동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학생들의 자존감을 지켜주기 위해서죠.”
교과부가 사회적 배려대상자(이하 사배자)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자율형 사립고·외고·국제고 등 사배자 선발학교에 대한 운영비 지원을 하기로 함에 따라 사배자 전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배자 교육 우수 학교로 꼽히는 한양대사대부속고(교장 김용만) 최은혜(49·
사진) 교무부장은 무엇보다 사배자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비 지원 외의 다양한 장학금 마련, 철저한 프라이버시 보호,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 발로 뛰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배자 전형 미달은 곧 학교의 재정압박 문제로 돌아오는 만큼 실제로 한대부고는 미달 방지를 위해 전 방위로 뛰었다. 교장, 교감을 비롯해 한대부고 3명의 교사와 2명의 진학컨설턴트가 2010년 100여 개 학교, 2011년 150개 중학교에 설명회와 강의를 했을 정도. 우수 사배자 확보를 위해서라면 광장시장까지 학부모를 찾아가 설득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만큼 학교에서 최대한 장학금을 확보해 학생들을 지원했다.
맞춤형 입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 상황에 맞는 전형에 대비하도록 도왔다. 성적뿐 아니라 학생 진로에 맞는 동아리를 마련하는 등 비교과 영역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베풀 줄 아는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재능기부도 유도했다. 수학, 영어 우수 사배자 학생들에게 또래 친구들의 멘토를 하게 한 것. 사배자 학생은 재능기부로 보람을 얻고, 친구들은 눈높이에 맞는 지도로 성적이 향상됐다.
사배자 교육 우수 학교로 꼽히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사배자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죠. 차상위 학생이 갑자기 차차상위가 된다고 해서 가정형편이 나아지지 않아요. 학비 등 지원이 끊기면 학생들은 전학·퇴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비 걱정하지 않고 3년간 공부할 수 있도록 입학부터 졸업때까지 지원을 보장해줬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은 정부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2009년 3월 자율형 사립고에 입학정원의 20% 이상 선발하도록 하면서 처음 도입된 것으로 그해 12월 외고, 국제고까지 선발이 의무화됐다. 2012학년도 현재 자사고(51개교), 외고(31개교), 국제고(6교) 등 88개교에 9697명이 재학 중이다. 교과부는 올해부터 자율형 사립고·외고·국제고 등 사배자 선발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하기로 함에 따라 교당 기본운영비 1000만원과 상한액 1억 원 내외 범위에서 사배자 학생 수를 고려해(경제적 배려대상자에 가중치) 운영비를 교부한다. 추진 현황 점검 및 컨설팅을 실시한 후 내년부터는 올해 운영 내용 평가를 토대로 학교별로 차등 지원된다. 정부는 그동안 사배자 전형 학교의 재정 압박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사배자 충원 미달에 따른 재정 결손도 학교별 사배자 충원율에 따라 보전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