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선출 교육감 실험 정책 양산 학교 혼란”
로또선거, 깜깜이 선거 등 부작용이 드러난 교육감 직선제를 임명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4지방선거를 통해 진보성향 교육감이 대거 당선됨으로써 교육현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 1월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교육감 임명제 전환을 골자로 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9일 당 회의에서 “교육감 선거가 후보들의 인지도 부족으로 로또 선거가 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순환배열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깜깜이 선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 의장은 “교육감 선거의 경우 정당 지원도 못 받는데다 막대한 선거비용을 쏟아 붓고도 선거에 지면 패가망신한다”며 “2010년 선거에서도 74명의 후보가 1인당 평균 4억 6000만원의 빚을 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36개 주에서 임명제를 채택하고, 영국, 독일, 핀란드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교육감 임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예를 든 주 의장은 “여의도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국민 56.4%가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찬성하고 있고, 제도 유지는 26.5%만 찬성했다”고 강조했다.
주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큰 전과가 세 건이나 있는 사람도 당선되고 폭력전과, 음주운전 후 미조치 뺑소니,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전력을 가진 사람도 당선됐다”며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에서도 위헌소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5일 “교육감 직선제가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면서 ‘교육의 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한 헌법정신과 어긋나므로 폐지해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양옥 회장은“헌법 31조 4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교육감 직선제로 인해 학교 현장과 모든 구성원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지게 됐다”며 “선출직 교육감은 개인이나 일부 집단이 추구하는 실험적 정책들을 무차별적으로 학교 현장에 내보낸다”고 우려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가 헌법에 규정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폐해가 있는지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가 패배했으니 직선제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여당의 논리는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교육감 직선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 국회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