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일부 시도 교육청에서는 학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생존 수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에 있는 10~12시간의 수영교육을 실제 체험으로 배우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구조법을 배우는 수상안전교육 2시간을 포함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예산과 체험시설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운영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2~3학년부터 생존을 위한 수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보통 일주일에 2시간 정도 시행하는데, 결강이나 방학,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 학기에 20시간 정도의 교육을 받게 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10시간 정도의 수업이 진행될 즈음이면 90% 이상의 아이들이 수영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들이 처음 배우게 되는 수영법은 평영이다. 그러나 평영의 ‘정석’은 아니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구리헤엄’과 유사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머리를 물밖에 내 놓고 가슴의 부력을 이용해 물에 뜨면서 손발을 움직여 서서히 이동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비교적 호흡이 자유롭고 운동량이 많지 않아 쉽게 지치지 않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쓰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물속에서 25m정도를 갈 수 있으면 초보 단계에서 치르는 수영 시험을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시간 제한도 없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가장 쉬운 영법인 ‘개구리헤엄’의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다. 여기에 어깨 깊이의 물에서 잠수하기, 바닥의 물건 주워 올리기 등이 가능한지도 확인한다. 이것은 초보 단계인 제페어쉔의 시험 과정이다. 이론은 완벽하게 물에 뜨는 훈련이 끝난 다음에 정식 영법을 배우면서 약간 추가된다.
독일의 수영교육은 자치주나 학교마다 다르게 운영되기는 한다. 그러나 많은 주에서 제페어쉔, 브론세, 질버, 골드 등 4단계 과정을 정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영 교육은 초등학교 2~3학년부터 시작해 중학교인 8~9학년까지 4~5학기 정도에 나누어 실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시작하고 끝나는 학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인명 구조에 대해 배우는 골드 단계의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받으면 교육이 끝난다.
브론세 단계의 자격을 얻으려면 15분 안에 200m를 완주해야 한다. 시간 제한이 있어 속도를 내야 하다 보니 학생들은 자유형이나 평영 등을 숙지하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 여기에 2m 깊이에 잠수하기, 1m 높이에서 다이빙하기 등을 시험 봐야 한다. 질버와 골드 단계로 올라가면 완주해야 할 코스의 길이도 길어지고 배영, 잠영 등 다양한 영법에 대한 테스트까지 포함하게 된다.
특히 골드 단계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해 50m 수영해서 나오기, 익사사고 대처요령 등 구조에 대한 사항까지 시험을 치르게 한다. 자신의 생존을 위한 수영에서 시작해 남을 구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도록 하는 것이 독일 수영 교육의 최종 목표가 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