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시면 '안 되요'가 아니라 '안 돼요'입니다

2006.04.04 20:36:00


'되'와 '돼' 제대로 알고 바르게 씁시다

‘되다’와 ‘돼다’ 중 어느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요? ‘되’와 ‘돼’의 발음이 비슷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를 혼동하여 쓰고 있습니다.

“이러시면 안 되요!” / “이러시면 안 돼요!”
“여보, 밥이 언제 되지?” / “여보, 밥이 언제 돼지?”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와 ‘밥이 언제 되지’가 맞는 표현입니다. 더러 ‘돼다’라고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말에서 ‘돼다’라고 쓰는 경우는 없습니다. ‘돼’는 ‘되어’가 줄어서 된 것입니다. 따라서 ‘공부가 잘 돼다(x)’는 ‘공부가 잘 되다.(o)’로 고쳐 써야 바른 표기입니다.

그럼, ‘아저씨, 그렇게 하면 안 되요!’라고 쓰면 맞는 표기일까요? 아니요, 틀렸습니다. 이 경우에는 ‘아저씨, 그렇게 하면 안 되어요(o) / 안 돼요(o)’ 라고 해야 올바른 표기입니다.

우리말에 ‘되다’와 ‘돼다’의 두 가지 형태의 말이 있는 것이 아니고, ‘되다’에 ‘-어, -어라, -었-’ 등의 어미가 결합하여 ‘되어, 되어라, 되었-’과 같은 꼴바꿈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다시 줄어 ‘돼, 돼라, 됐-’의 ‘돼-’ 형태가 나오는 것입니다.

‘되다’(동사원형)의 ‘되’는 어간(語幹)이라서 ‘되’ 단독으로는 쓰일 수 없고, 뒤에 -고, -니, -어 -다 등의 어미가 붙어 ‘되고, 되니, 되어, 되다’ 등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돼’는 ‘되어’의 준말이니, ‘됐고, 됐지, 됐니, 됐어, 됐다’ 등은 ‘되었고, 되었지, 되었니, 되었어, 되었다’로 다시 풀어쓸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안 됀다(되언다)(X)---안 된다(O)’처럼 풀어쓸 수 없으면 ‘되’로 보고, ‘안 돼요(되어요)(O)---안 되요(X)’처럼 풀어쓸 수 있으면 ‘돼’로 봐도 좋을 것입니다. 마치 ‘안’과 ‘않’의 원리와 같다고나 할까요. ‘안’은 ‘아니’의 준말이고, ‘않’은 ‘아니하~’의 준말입니다. 따라서 ‘안했다’는 ‘아니했다’로 풀어 쓸 수 있으므로 ‘안’이 맞고, ‘않았다’는 ‘아니하였다’로 풀어쓸 수 있으니 ‘않’이 맞습니다. ‘아니’로 풀리는 말은 ‘안’, ‘아니하였다’로 풀리는 말은 ‘않’으로 보면 된다는 말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안돼’를 ‘안되’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분명 ‘아니 되어’로 풀어쓸 수 있으니 맞춤법상 ‘안돼’로 써야 맞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되’는 어간이라 독립적으로 쓰일 수 없으므로 ‘안되’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앞에서 ‘안’과 ‘않’, ‘되’와 ‘돼’는 말을 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되’와 ‘돼’의 구별이 어려운 사람은 ‘하’와 ‘해’를 적용하면 보다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되/돼’는 발음상 구분이 어려워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하/해’는 발음이 확실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누구도 혼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되’ -> ‘하’ / ‘돼’ -> ‘해’로 바꿔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안되/안돼’의 경우 -> ‘안하/안해’로 바꿔보면 ‘안해’ 가 된다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돼’가 맞는 표기입니다.

‘안 되나요/안 돼나요’의 경우는 -> ‘안 하나요/안 해나요’로 바꿔볼 수 있으므로 ‘안 되나요’가 맞는 표기입니다.

같은 원리로 ‘됬습니다/됐습니다’의 경우는 -> ‘핬습니다/했습니다’ 가 되므로 ‘됐습니다’가 맞는 표기이고, ‘~될 수밖에/됄 수밖에’의 경우는 -> ‘할 수밖에/핼 수밖에’가 되므로 ‘할 수밖에’가 맞는 표기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제는 쉽고도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되다’와 ‘돼다’와는 달리 ‘되라’와 ‘돼라’의 경우에는 조금 복잡하고 어렵기까지 합니다. ‘되라’인지 ‘돼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에는 보통 그 말을 ‘되어라’로 대치할 수 있는가 살펴보면 됩니다. 만약 ‘되어라’로 대치될 수 있으면 ‘돼라’고 쓰면 됩니다.

‘되라’와 ‘돼라’는 구어체 명령형이냐, 아니면 문어체 명령형이냐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먼저 듣는 사람이 앞에 있는 상황에서 직접 명령할 경우(구어체 명령문)에는 ‘되라’가 아니고 ‘돼라’가 맞습니다. 이를테면 “철수야, 이제는 제발 착한 사람이 되라(X)/돼라(O)”처럼, 일상적인 구어에서는 ‘-라’ 혼자서 어간에 결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되라’는 어간 ‘되-’에 어미 ‘-라’가 직접 결합한 형태이므로 잘못입니다. ‘되-에-어라’를 결합시켜 ‘되어라’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나 구어체와 달리 문어체 명령형에서는 ‘돼라’와 ‘되라’가 함께 쓰일 수 있습니다. ‘투명 정부 되라/돼라’, ‘학생을 위한 학교 되라/돼라’처럼 문어체에서는 ‘되-’라는 어간 뒤에 명령형 어미 ‘-어라’와 ‘-(으)라’가 모두 결합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돼라’보다는 ‘되라’가 좀더 알맞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 방송 등 언론에서 정부나 일반인 등 불특정 다수에게 간접적으로 쓰는 문어체형 명령문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구어체에서는 ‘-해라’만 쓸 수 있지만 문어체에서는 ‘-하라’와 ‘-해라’를 모두 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선생님께서는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에서처럼 간접인용문에서도 명령의 의미를 가지는 ‘-(으)라’가 어간에 직접 결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때의 ‘라’는 구어에서 청자를 앞에 두고 말할 때는 쓰지 못하고, 문어체나 간접인용문(남의 말을 간접적으로 인용하는 문장으로 인용했음을 나타내는 어미 ‘고’와 인용동사 ‘하다’, ‘말하다’ 등을 가지고 있을 때)에서만 사용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되어라'로 대치될 수 없기에 '돼라'라고 쓸 수 없고 '되라'고 쓰는 것입니다.

심화학습 차원에서 ‘되라’와 ‘돼라’를 덧붙였는데 생각보다 어렵다고요? 맞습니다. 우리말글도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까다로운 예외 규정 등이 있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말글을 제대로 구사하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보통 우리말글이 쉽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생활하면서 우리말글이 조금이라도 어렵게 느껴졌다면 이제부터라도 우리말글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국어사전을 가까이하면서 올바른 우리말글을 구사할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국어 사랑이 나라 사랑의 지름길이라는 것은 다들 아시지요?

* 기사 작성에 '국립국어원'의 질의 응답을 참고하였습니다.
김형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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