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가스를 풍선 속에 넣으면 왜 풍선이 하늘로 올라갈까요?”
“소리의 높낮이는 어떻게 해서 생기는 걸까요?”
“여러분! 솜사탕 좋아하죠? 달콤하고 부드러운 솜사탕을 어떻게 만드는지 아세요?”
한 과학교사의 질문에 아이들이 “헬륨 가스가 공기보다 가벼워서요” “진동 때문에 소리가 나요” “설탕을 넣어서요” 등 이런 저런 대답 소리로 강당 안이 떠들썩하다.
“그래요. 잘 했어요.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여러분과 함께 솜사탕도 만들어보고, 팬 플롯도 만들며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그리고 오후엔 여러분이 기대하는 해양 래프팅도 하고, 밤에는 별을 바라보며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선생님들이 재밌게 들려줄 거예요. 어때요. 기대되죠?”
“네~!”
지난 14·15일 양일간에 걸쳐 전북과학교사교육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다녀왔다.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뛰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변산반도에 위치한 ‘전북학생해양수련원’에서 가족단위로 이루어진 이번 과학행사에 160여명의 가족들이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로 7회 째를 맞는다는 과학캠프에 대해 주최측은 평소 어렵게만 느끼는 과학을 우리 생활 속에서 찾고 즐기다 보면 과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과학을 이론적으로만 공부하다 보면 어렵지만 직접 만지고 만들다 보면 쉬워지고 친근해진다며 이번에 과학 캠프에 대한 취지를 밝힌다.
간단하게 개회식을 하고, 가족대항 과학놀이의 하나로 ‘미니 롤러코스터 만들기’를 시작했다. ‘미니 롤러코스터 만들기’는 놀이공원의 회전하는 롤러코스터의 원리와 롤러코스터의 운동을 통해 일과 에너지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온 가족이 자기만의 독특한 모양의 롤러코스터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댐으로써 가족간의 사랑과 화목을 덤으로 가져오게 한다.
그러나 롤러코스터 만들기가 쉽지 않아 서로 이 곳 저 곳을 눈 동냥하며 만들다보니 점심시간이 다 되어간다. 제품을 만들어 이름을 써서 제출하고 나면 맛있는 점심 식사시간.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다음 한 시부터 이어지는 시간은 부스별로 진행하는 과학놀이마당 시간이다. 약 두 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이 시간은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그야말로 즐거운 놀이 시간이다.
각자 하고 싶은 것 아무거나 찾아서 하면 된다. 아이들은 대부분 솜사탕을 만드는 부스로 달려가 줄을 선다. 솜사탕을 만드는 원리보다 달콤한 솜사탕이 먹고 싶어서이다. 어른들과 일부 가족은 ‘비즈 DNA 만들기’ 부스로 가 최창준 선생님에게 생명의 설계도인 DNA 원리에 설명을 듣고 핸드폰 줄에 비즈를 이용해 나선형의 DNA 모형을 만든다. 어려운 DNA 원리를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DNA 구조를 쉽게 이해하게 한다.
또 다른 한쪽에선 ‘바늘구멍 사진기 만들기’가 한창이다. 담당하신 선생님은 ‘바늘구멍 사진기를 만들어 보고 관찰함으로써 빛의 성질과 렌즈, 사진기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며 아이들에게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밖에도 자석을 이용하여 만든 ‘벽을 타고 도는 회전 돌이’ 만들기도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만들기 부스활동이 끝나고 3시부터 해양수련관 옆에 있는 바다에 나가 ‘해양 래프팅’을 실시했다. 래프팅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기대했던 놀이이다. 주최측에서 마련한 구명조끼를 입고 래프팅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준비운동을 한 다음 고무보트를 들고 바다로 나갔다.
고무보트 한 척에 노를 젓는 어른과 아이 합쳐 20여명이 타고 여덟 척의 배가 바다를 향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볕 아래 바닷바람을 맞으며 노를 젓다 상대 보트에 탄 팀들과 물싸움을 벌인다. 노를 가지고 물세례를 주고받다 보니 서먹서먹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이내 친해진다.
노를 젓는데 아이들이 자신도 노를 저어보고 싶다고 한다. 몇 몇 부모들이 아이들을 앞에 앉히고 함께 노를 젓는다. 아이들은 잔잔하게 펼쳐진 드넓고 푸른 바다에서 노를 저으며 배를 탄다는 게 신기한지 무척 재미있어 한다.
“어때, 재미있니?”
“네. 진짜 재미있어요. 근데 조금 힘들고 어려워요.”
과학 캠프에서 해양 래프팅은 색다른 재미를 주는 체험이다. 과학놀이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참가자들에게 여름휴가를 만끽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반대편에 있는 섬 중간 지점까지 배를 타고 갔다 와선 물놀이를 한다. 물에 풀어놓자 아이들은 자기들 세상을 만난 듯하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물놀이를 한다.
물놀이가 끝나고 저녁 식사. 저녁 식사 후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강당에서의 행사에 참가한다. 자유로운 시간엔 볼 수 있는 게 서해의 해맞이 풍경이다. 동해의 일출이 일품이라면 서해는 낙조가 일품이다. 그 빛깔이 바다와 어울려 기막힌 장관을 연출한다.
자유시간에 가족끼리 아는 얼굴들끼리 담소를 나누다 강당에 들어가 이재면 선생의 ‘극저온 세계’에 대한 실험과 설명을 들었다. 아이들은 강당에서 진행하는 실험에 환호성과 감탄사를 지른다. 특히 액체질소가 들어 있는 스티로폼 상자에 과자를 넣어 냉각시킨 다음 과자를 먹는 장면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냉각시킨 과자를 먹으면 입과 코에서 연기 같은 하얀 입김이 푹푹 품어져 나와 과자를 먹는 아이나 바라보는 아이나 신기해한다. 강당에서의 실험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 별자리 이야기를 듣고 별을 관찰한다. 천체 망원경으로 별자리 관찰이 끝나고 마지막 행사로 치른 캠프파이어가 끝난 시간이 11시가 넘는다.
이튿날은 오전 일정이다. 왕관 같은 멋진 모자를 쓴 박교선 선생이 소리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리고 각 가족 팀에게 빨대와 음계 조정판을 나눠주며 팬 플롯을 만들고 소리를 직접 내본다. 그리고 가족별, 개인별로 팬 플롯을 이용한 연주회를 열어 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걸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한 여름에 여러 과학놀이를 통해 과학의 원리도 배우고, 바다에서 래프팅과 해수욕도 하고, 특히 가족간의 화합과 사랑도 나눌 수 있었던 이번 캠프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