伯樂(백락)과 千里馬(천리마)

2008.05.19 23:11:00

世有伯樂然後에 有千里馬하니
千里馬는 常有로되 而伯樂은 不常有라.
故로 雖有名馬라도 祗辱於奴隸人之手하고
騈死于槽之間하여 不以千里稱也라.
馬之千里者는 一食에 或盡粟一石이어늘
食馬者가 不知其能千里而食也하니
是馬也가 雖有千里之能이나
食不飽하고 力不足하여 才美不外見하니
且欲與常馬로 等이라도 不可得이니 安求其能千里也리오.

세상에 백락이 있은 연후에 천리마가 있는 것이니
천리마는 항상 있으나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명마가 있을지라도 다만 노예의 손에 욕을 당하여
구유와 마판 사이에서 나란히 죽어 천리마로써 일컬어지지 않는다.
말이 천리를 가는 것은 한 번 먹는데 때로는 곡식 한 섬을 다 치우는데
말을 먹이는 사람이 그것이 능히 천리마임을 알지 못하고 먹이니
이 말이 비록 천리를 갈 능력이 있으나
먹는 것이 배부르지 않으며 힘이 모자라 재주의 훌륭함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또 보통 말과 더불어 같고자 하나 할 수 없으니 어찌 능히 천리를 구하겠는가?
-韓愈(한유)의 雜說(잡설) 중에서

伯樂(백락)은 중국 진나라 목공 때의 사람으로 말을 감별하는 명인이다. 여기서 千里馬(천리마)는 항상 있으나 伯樂(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천리마의 능력을 갖고 태어나기보다 천리마를 알아볼 능력을 갖추기가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래서 천리마가 보통 말보다 못한 대접을 받다가 끝내 천리마로 일컬어지지 못하고 죽는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 중국 한유의 시대는 아닐지라도 나의 생각도 한유와 같다.

우리 교사들이 교단에서 하는 일 중에 지식 전달과 바른 인성교육도 중요하지만 개중에 섞여 있는 천리마를 구별해 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모든 학생들이 다 천리마일리는 없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태어난 아이가 주변 환경 때문에 그리고 미치지 못하는 여건과 지원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능력이 엉뚱하게 쓰여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자주 보았다. 그것은 아마도 아무도 그 아이를 알아봐 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의 능력을 발휘할 여건과 토양을 마련해 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 발전에 좋은 영향을 끼칠 한 사람이 태어나고 그의 업적이 완성되기까지는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한다. 우선은 그는 천리마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야한다. 이것은 개인이 원한다고 해서 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르처럼 재능의 한계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이다. 또 백락처럼 누군가는 그 재능을 알아보고 아끼며 갈고 닦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여건과 환경적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내가 맡고 있는 학생 중에 천리마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없는가 다시 살펴봐야겠다. 비록 비루먹은 말처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실 한쪽에서 자기만의 공상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다시 한번 관심을 갖고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을 깨워 봐야겠다.

그렇지만 혹 그 아이가 천리마가 아니면 어떠랴! 모차르트에게는 모차르트의 길이 있고 살리에르에게는 살리에르의 길이 있다.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작은 재능이라도 발견하고 그것이 자기 삶의 귀한 자산이 되도록 개발시켜 주고 응원해 줄 의무가 우리 교사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끝).
김용숙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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