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호 교수, 수원중학교 명예졸업장 받다

2014.02.11 09:29:00

오늘 참으로 뜻깊은 졸업식에 참석하였다. 바로 수원중학교(교장 이문주) 제64회 졸업식을 참관한 것. 중학교 교장이지만 다른 학교 졸업식을 참관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 자리에서는 총311명의 졸업생이 졸업장을 받았다. 이 학교 졸업생 누계 총수는 2만5천5백여명이 된다.

이 자리에서는 시인이자 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수원출신 최동호 고려대 명예교수에 대한 명예졸업증서 수여식이 있었다. 필자는 남창동 시창작 교실 1기 대표로서 영광스런 자리에 참석하였다. 최 교수는 1948년 남창동에서 태어나 1960년 남창초교를 졸업하였다.




그는 2012년 11월 남창동민들과 함께 시 창작교실을 개설, 3기를 배출하였고 3월 13일 제4기 개강을 앞두고 있다. 문화의 도시 수원에 애착이 많은 그가 고향을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문학적 능력을 발휘, 수원을 인문학의 도시로 만들려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수원중학교 1학년이었던 그는 공무원인 부친의 근무지에 이동에 따라 지방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고향을 떠나는 느낌은 어떠했을까? 모든 것이 멀어져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수원중학교에 다녔으면 1963년 졸업을 하게 되는 것인데 51년만에 반백이 되어 졸업장을 받았다. 

그 계기가 된 것은 2013년 8월 고려대학교에서 퇴임 후 수원중학교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특강이 있었다. 주제는 '수원과 나의 문학' 재학생 4백여명이 그의 강의를 들었다. 그 자리에서 이문주 교장이 최 교수의 1학년 때 전학 사연을 듣고 명예졸업장 수여를 전격 제의한 것. 그것이 오늘 성사된 것이다.




최 교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중학교 졸업장을 받으니 50년은 젊어진 기분"이라며 "남은 시간 더 진지하고 새롭게 인생을 고향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졸업한 십대들과 동기가 되었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젊어지는 방법 중 하나가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리라.

그에게 오늘 졸업식 풍경에 대해 물었다. "50여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선생님, 재학생, 졸업생이 하나가 되어 가족적이고 인간적인 풋풋한 면이 돋보였다. 점점 각박해지고 있는 세태에 드물고 귀한 졸업식이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과 학생이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았다.

교장실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이 교장에게 이야기 한다. 교내 백일장을 개최하면 알려달라고. 우수 학생들에게 책이나 문화상품권 등 부상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 일행과 함께 도서실로 올라갔다. 최 교수가 기증한 책 300여권이 책장에 정리되어 있었다. 그의 고향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오늘 졸업식에는 정수자 시조시인, 권성훈 시인, 맹문재 시인, 김구슬 시인 등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저녁 시간에는 남창초교 동기들이 모 음식점에 모여 최 교수의 수원중학교 졸업을 축하해 주었다. 이 자리에서 한 친구는 최 교수의 초교 때 모습을 이야기 한다. 얼굴도 예쁘고 성품이 착했다고.

"문화 역사도시의 시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문화적 마인드를 창의적으로 바꾸어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에너지를 분출하였으면 좋겠다. 최 교수의 수원시민에 대한 바람이다. 그는 이번 졸업을 계기로 오는 3월, '수원시민에게 바치는 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최 교수의 수원중학교 졸업을 수원시민들과 함께 축하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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