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부부애 시험하다

2014.05.22 21:41:00

오늘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다. 5월 21일. 국가에서 정식으로 정한 기념일이다. 정부에서 정한 각종 기념일을 모두 46개다. 3월에 3개, 4월에 11개, 5월에 8개, 6월에 5개, 7월과 9월에 각 1개, 10월에 11개, 11월과 12월에 각 3개가 있다. 모두가 뜻 깊은 닐이기에 기념하려는 것이다.

5월만 살펴본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 날(5), 어버이 날(8), 스승의 날(15),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부부의 날(21), 성년의 날(5월 셋째 월요일), 바다의 날(31)이 있다. '부부의 날' 주관 부처는 여성가족부인데 '건전한 가족문화 정착과 가족 해체 예방을 위한 행사'를 하도록 나와 있다.

이른 아침, 사무실 출근 분위기가 밝다. 동료직원들이 '부부의 날'을 맞이하여 배우자에게 보내는 문자를 소개하고 시험해 보자고 한다. 누가 가장 빨리 답신이 올까? 그 내용은 무엇일까? 부부애 테스트다. 필자도 메시지를 받아 동참하였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월이 갈수록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는...쑥스런 말을 하고 싶네^^♥∼사랑해!" 주로 남자들이 공통으로 보낸 메시지다. 분위기를 보니 벌써 몇 사람이 받았나 보다. 그런데 아내에게서는 답이 없다. 수업 중이라, 바빠서 못 보았는가 보다.  점심 시간에 전화를 걸었다. "당신, 문자 보았지? 근데 답이 없네?" "당신이 보낸 것 같지 않아서… 당신 문장 스타일이 아니잖아!"

그런가? 결혼 경력 24년이다. 이 정도가 되면 문장 하나 보고도 남편 것인지 아닌지 한 눈에 알아채나 보다. "응, 부부의 날 축하하고…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답장은 보내 주어야지" "응 알았어, 곧 보낼 게" 직장에서 평상 시 아내에게 전화하는 사람이 아니다. 애정 표현도 구시대 사람이라 노골적이지 못하다. 아내는 그런 목석 같은 남편을 이해한다. 아마 기대를 접었는지도 모르겠다.

답이 왔다. "우리가 부부의 인연을 맺어 세상 도화지에 어떤 특별한 그림을 그릴까 기대가 상큼 합니다. 알러뷰∼∼" 염화미소가 통했을까? 부부라는 존재, 힘을 합치면 무한한 힘이 나온다. 행복을 창조할 수도 있고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자식을 훌륭하게 교육 시킬 수 있으니 부부의 힘은 위대하다 할 것이다.

오늘 보도 기사를 보니 '부부의 날' 배우자에게 전하고픈 전화 메시지가 나왔다. 20∼40대 기혼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공통 키워드는 '약속·사랑·감사'로 나타났다. 배우자에게 가장 많이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자는 '약속'이었다. 20대의 메시지는 "지금처럼 알콩달콩 사랑하자", 30대는 "올해도 입금해주겠소"라는 다소 코믹한 것에서부터 "늘 지금처럼 행복하자",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 줄게", "당신과 처음 한 약속을 잊지 않겠습니다" 등이었고 40대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평생 함께해요" 등이 나왔다. 

"사랑해"라는 고백은 20대에서 40대까지 세대를 막론하고 배우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나타났다. "당신은 나의 전부입니다", "당신은 나의 희망", "제 옆자리는 오직 당신뿐", "내 평생의 베스트프렌드"라는 시적인 사랑고백도 있었다. "사랑해, 여보, 용돈 올려줘",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은 당신과 함께한 것~ 용돈 올려줘" 등 사랑 고백과 함께 용돈을 요구하는 귀여운 메시지들도 나타났다고 전한다.

'감사'의 마음 역시 나이와 상관없이 배우자에게 느끼는 공통된 감정이었다. 20대는 "나를 믿어줘서 고마워"라며 결혼 생활을 함께 시작해 준 데에 대한 감사를 전했고 30∼40대는 "나랑 살아줘서 고마워", "늘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나의 여자로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메시지로 그동안의 시간을 함께 해준 배우자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필자의 받은 문자를 후배에게 보여 주니 "장학관님을 사모님이 존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과찬을 한다. 우리 부부라고 애증의 갈등이 없었을까? 신혼 때에는 파워 게임에서 지지 않으려고 억지를 부린 적도 있었다. 때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 적도 있었다면 믿을까? 그러나 상대방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 하고 싶은 말도 참고 아내를 인격적으로 대하려고 애썼다. 딸과 아들을 키우면서 부부가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 덕분일까? 지금은 누가 부부싸움을 부추겨도 웃고 만다. 다 부질없는 짓임을 알기 때문이다. 부부, 서로가 위해 주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받기만 해서도 안 되고 서로 베풀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희생만 강요해서도 안 된다. '부부의 날' 꼭 있어야 할 기념일이다. 1년에 5월 한 번 말고 매달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해 부부의 소중함을 알고 애정을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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