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활용 방안 시급하다

2014.06.23 09:03:00

흔히들 직업은 못 속인다고 한다. 어디가서나 직업 의식이 발휘된다.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을 위해 진도 팽목항에 지원을 나간 날도 여러 날이다. 사고 첫날부터 6일간 근무하고, 5월초에 7일간 근무. 이후 4박 5일간 근무조 지원을 하였다. 무려 30일을 넘겨 근무하였다. 진도읍에서 팽목항까지 풍경이 익숙하다.

어느 날 도로옆에 있는 폐교의 모습이 궁금하여 들어가 보았다. 사진으로 기록도 남기고 폐교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도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석교초등학교 용등분교. 정문 계단부터 인적이 끊긴 흔적이 보인다. 분교 표찰은 페인트로 훼손이 되고, 운동장은 잡초가 무성하다.

교문 옆 게시판은 담쟁이 덩굴이 전체를 덮었다. 운동장 가장자리엔 농기구가 보이고 누군가가 운동장 잡초가 눈에 거슬렸는지 트렉터로 운동장 전체를 갈아 엎었다. 교실 유리창 깨어진 곳은 합판으로 가렸다. 폐교지만 바로 근처엔 주택이 있고 주민들이 살고 있다.

교정을 둘러보니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독서상이 나무와 수풀속에 가려져 있다. 교직원이 머물던 사택은 폐가가 되었다. 이 분교장은 2009년에 폐교. 폐교 6년차 학교다. 이 학교 출신 졸업생들은 안타깝기만 할 것이다. 모교가 문을 닫은데 대한 아쉬움도 클 것이다.






폐교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농촌 인구 감소, 인구의 고령화, 출산율 감소다. 농촌에 젊은이들이 살지 않는다. 어린이들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도 시골학교 통폐합에 한 몫 했다. 학교 유지 비용 지출이 많으니 통학버스로 대체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인구 감소가 급격한 전라남도뿐 아니다. 경기도 역시 1990년부터 최근까지 67개교가 문을 닫았다. 양평 14개교, 가평 9개교, 연천 8개교, 여주 6개교, 안성 5개교 순이다. 이들 학교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대부 53개교,미활용 8개교, 매각 6개교 등이다.

대부된 학교의 용도를 보니 교육시설 36개교, 문화시설 9개교, 체육시설과 사회복지시설 각각 3개교, 지역주민들의 농가소득 2개교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사례와 선행연구 자료를 보니 지역 저소득 독거노인을 위한 복지형 공동생활주택, 귀농․귀촌 체험주택, 체류형 가족농장 및 귀농지원센터, 부모와 함께하는 아토피 등 환경성질환 치유학교, (오토)캠핑장, 중저가 숙박시설 등이 제시되었다.

그렇다면 폐교는 지역 저소득 독거노인을 위한 복지형 공동생활주택, 귀농․귀촌 체험주택, 체류형 가족농장 및 귀농지원센터,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공동작업장 및 인큐베이팅 시설,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교육․체험시설, 기업체 공동 연수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폐교, 국가의 소중한 자원이므로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교육청은 교육청 나름대로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지자체는 구입 후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타 지역의 활용 성공사례를 참고로 하고 그 지역여건에 고려하면 좋은 방안이 나오리라고 본다. 

진도의 분교장을 둘러 보니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수도권에 속해 있어 비교적 교통이 좋은 경기도에서도 폐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우, 청소년 수련시설,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었으면 한다. 농산어촌 속의 폐교,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폐교 활용 방안이 시급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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