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끼에 도전하는 교육을 해야

2014.07.11 15:01:00

현 정부는 교육 정책의 핵심 과제로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과도한 성적위주의 학교 풍토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리고 학업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등 수업개선으로 학생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이다. 진로교육도 강화해 각자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 게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에서 아이들이 꿈과 끼를 키우고, 마침내 행복을 누리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제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그렇지 못했다. 꿈과 끼를 키우기 전에 당장 입시라는 현실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다. 그러다보니 행복도 누릴 수가 없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교사와 학부모까지 행복하지 못했다.

정부의 교육 정책 과제에 대한 실천은 비교적 적극적이다. 그리고 의지도 강하다. 정책이 학급 당 학생 수 감축 등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단위 학교도 국가 교육과정을 근간으로 저마다의 여건을 반영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을 바르게 하고 있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진로교육은 문제가 있다. 진로교육은 각자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 계발할 수 있도록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이 교육이 직업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다. 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유명인이나 성공한 직업인을 초대해서 특강을 한다. 아예 제과제빵이나 미용, 혹은 수제 초콜릿 만들기, 치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는 진로교육이라 말하기 어렵다. 물론 직업인과 학생들이 만남을 통해 진솔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고, 직업인 멘토와 학생 멘티의 관계를 형성해 진로 탐색활동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직업 체험도 자신의 소질을 미리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직업 교육이지 꿈과 끼를 키우는 것은 아니다.

이러다보니 교실에는 엉뚱한 아이들이 있다. 어떤 아이가 학교생활이 엉망이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고, 급기야 수행평가도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다. 해서 선생님이 독려했더니 자신은 꿈이 가수이기 때문에 필요없다는 것이다. 교실에는 이런 아이들이 제법 있다.

이렇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아이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결국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 있다. 꿈은 키웠지만 그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한 모델로 김연아, 이상화 선수, 그리고 박지성 선수를 든다. 그들의 화려한 성공 탑은 학생들에게 충분히 부러운 대상이다. 하지만 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린 것을 읽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몸에 밴 굳은살을 지나쳤다.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꿈인데 그것을 모르고 있다.

꿈을 키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 흔히 노력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노력은 사전적 의미로 힘써 애씀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특히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끼에 대한 의미도 제대로 새겨 볼 필요가 있다. 끼는 국어사전에 연예에 대한 재능이나 소질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끼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 중에 대중 앞에서 발휘하는 재능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끼를 키우는 교육을 할 때, 강남스타일로 성공한 싸이 같은 사람을 예로 든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남을 휘어잡는 끼를 어떻게 가지고 있겠는가. 여기서 끼를 키우는 것은 개인이 지니고 있는 재능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꿈을 향한 도전을 하듯, 재능도 발견했으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실력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쟁도 안하고, 땀도 안 흘리고 행복을 얻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행복은 손을 놓고 바라만 본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열매이다. 과도한 경쟁을 하면 안 되겠지만,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너도 나도 결과만 보고, 그 배후에 숨어 있는 과정은 보지 않고 있다. 자연히 오해가 생긴다. 더욱 어린 아이들에게 잘못 가르쳐 나타와 안일의 세월에 들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어린아이들이 안쓰럽다고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은 새로운 성취의 원동력이고, 후회 없는 내일을 보장한다. 현재 자신에 대해 최상의 성실을 다하는 것은 최상의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아이들이 감당해야 하는 도전조차 배려라는 핑계로 감싸는 것은 좋은 교육이 아니다. 좋은 교육은 절망의 벼랑에서 처절하게 신음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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