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생활지도’

2014.07.29 14:14:00

최근 교원들의 명퇴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 하반기 전국 명퇴 희망 교원이 8,236명인데 서울 2,399명, 경기 1,582명 등 모든 시·도가 상반기의 5∼6배 달하는 숫자다. 교육청에서는 명퇴금을 확보하지 못해 지방채 발행을 교육부에 요청하고 있는데 경기도는 이마저도 어려운 모양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교원 명퇴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공무원 연금 삭감을 들고 있다. 1인당 연금지급액을 20% 줄이고 명예퇴직 수당을 없앨 것이라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과연 그럴까? 노후생활에 돈이 필수이지만 사람은 돈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교육환경이 많이 변했다. 특히 교사들은 학생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 맞추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필자의 교사 시절 학생들이 교사들의 눈높이를 맞추었다. ‘저 선생님의 특성은 이러므로 우리가 이해하고 이렇게 맞추어야 해’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다가가야 한다. 몇 년 전 교직원 연수에서의 구호가 충격을 주었다. 연수 마지막 단계에서 외친 구호가 "명퇴 넘어 정퇴로!"였다. 정년퇴직을 하려면 수업 방법에서부터 생활지도까지 그들에게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어제 나온 통계자료를 보니 실감이 난다. 문화일보와 티처빌이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7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무려 73%(4210명)가 ‘학생과의 소통, 생활지도’를 교직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이외에는 교과내용(13%), 진로진학지도(12%)가 뒤를 이었다. 또 추가적으로 교사 연수가 필요한 프로그램 역시 응답자 중 61%가 ‘학생과의 소통, 생활지도’를 선택했다. 교사들이 원하는 연수가 바로 ‘학생들과의 소통 방법’과 ‘생활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인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교과내용이나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이 아니다.

요즘 새로운 교육 트랜드가 있다. 바로 생활지도가 아니라 생활교육이라는 것이다. 예전엔 학생들을 지도와 처벌의 대상으로 보았다. 잘못한 학생을 처벌하고 강제적으로 책임을 수행하게 하여 사건을 종료했다. 피해 학생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지금은 평화롭고 안전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회복적 정의’를 강조한다. 사건을 피해자의 측면에서 보아 피해를 회복하고 가해자의 자발적 책임의 회복을 요구한다. 갈등 해결의 목표를 관계회복에 둔다.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공동체 전체의 회복을 꾀하는 것이다.

지금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방학 중이지만 교사들의 자발적 희망을 받아 ‘2014 회복적 생활교육 워크숍’을 열고 있다. 9개 권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교사들의 연수 열기가 대단하다. 전문가 특강을 듣고 실천 사례를 공유하며 회복적 서클 운영을 실습한다. 어제 화성 · 오산 지역에서 열린 워크숍 후 교육만족도 설문지를 보았다. 만족도가 무려 95%다. 세상의 변화만 탓해선 안 된다. 교사들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소통 방법을 익히고 학생들이 경청 실습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만 갖추어도 절반의 성공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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