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내 마음도 낙엽처럼 떨어져 내리는 것 같다. 이런 날이 되면 우울해진다. 하지만 희망이 있기에 빠른 시간에 마음을 정비하게 된다. 내일이 있고 내달이 있고 내년이 있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있고 땅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 있지만 봄이라는 희망이 있다. 그러기에 쉽게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을 새롭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세상 살아가면서 인내하는 것이 참 좋은 줄 아는데도 그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참 많다. 인내의 무기는 사람들이 가진 장점 중의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살아온 날들은 되돌아보면 인내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도 많고, 후회할 만한 것도 많았다. 인내하면 성공하기도 하고, 장래가 밝기도 했으며 만족함을 누릴 수 있었는데 늘 그렇게 하지 못했다.
종종 마음이 자주 흔들린다. 바르게 살지 못하고 꾀를 부리는 사람이 더 잘되고 더 빨리 승진하고 더 후한 점수를 받고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인내하지 못하고 분노한다. 안달한다. 못된 짓을 하면서 잘 되는 것 보면 질투가 나온다. 그렇게 한다고 자신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그렇게 한다. 세월이 지나고 보면 잘못했다는 후회가 남는다.
무슨 일을 하든 인내가 있어야 하겠다. 특히 학생들과 관계에서 인내가 있어야 하겠다. 흔들림이 없어야 하겠다. 말에 대한 인내가 필요하다. 말은 생각에서 나온다. 생각이 뒤틀리면 말도 뒤틀린다.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온다. 미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언젠가 그 학생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을 토해낸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후회하고 마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한다. 그러기에 말에 대한 인내를 가져야 되겠다.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서도 인내가 필요하다. 아무리 지도해도 학생들의 변함이 없으면 마음이 상한다. 미운 생각이 든다. 도저히 희망이 없어 포기하고 싶다. 이럴 때도 참아야 한다. 좋은 애들만 있으면 선생님 필요없다. 온갖 못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어야만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학생을 지도하면 선생님의 진가가 나타난다.
그런데 미운 학생 보면 참지 못하고 폭발한다. 온갖 상처 주는 말을 내뱉는다. 소리를 높인다. 그렇게 한다고 변화되는 것이 아닌데 그렇게 한다. 그 순간에는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이 시원할지 몰라도 교육하는 선생님의 자세는 아니다. 그 학생은 엄청 상처를 입게 되고 죽을 때까지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선생님이 조금만 참고 지혜를 발휘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참고 참아야 했을 걸, 하는 생각을 머지않아 하게 된다.
참는 연습을 늘 해야 한다. 참는 연습이 고강도의 훈련에 속한다. 내가 하는 일이 힘이 들어도 만족하고 평안을 유지하면서 즐거움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또 지도해 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훈련 중에도 고된 훈련이다. 이 훈련을 통과하고 나면 남모르는 쾌감이 밀려오게 된다. 이 훈련을 통과하고 나면 화가 솟아오를 때 내가 참아야지 폭발해서야 되겠나, 내가 화를 낸다고 해서 학생이 달라지겠나, 그 학생이 머지않아 변화되겠지, 이런 재미로 살아야지 하는 넓은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참는 연습은 늘 해야 한다. 꾸준히 해야 한다. 모든 일에 인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월이 지나 또 후회하게 된다.
얼마 전에 여러 동물과 사람의 임신기간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쥐의 임신기간은 12일~22일 정도, 코끼리의 임신기간은 500일, 낙타의 임신기간은 44일, 기린의 임신 기간은 420일, 사람의 임신기간은 270일이라고 한다.’ 정확한 정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재미있는 것은 임신기간이 짧은 것일수록 인간에게 해롭고, 임신기간이 길수록 인간에게 이로운 동물임을 알 수가 있었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인내’이다. 오래된 것일수록 좋은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어려움을 겪더라도 오래도록 참고 이겨내야 만족을 얻을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으며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영국 런던을 가 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는 아파트가 오래된 아파트, 유명한 사람이 살았던 아파트일수록 더 가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와는 반대였다. 우리는 새 아파트, 내부구조와 자재가 좋아야 좋은 아파트로 평가를 받는데 영국은 그러하지 아니하였다.
인내하면 무엇이든 오래갈 수 있다. 수명이 길어진다. 그렇게 하면 남들에게도 유익을 주고 자신에게도 유익이 된다. 인내하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관계도 쉽게 깨지고 유익도 주지 못하고 해롭게 할 뿐이다. 교육을 하면서 힘들어도 참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정오의 태양같이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교육은 인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