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인내다. 추워도 참아야 하고 눈이 와도 참아야 한다. 몸이 아파도 참아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참아야 한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참아야 하고 기대했던 것만큼 수확을 못해도 참아야 한다. 교육은 인내다. 선생님을 참고 또 참는 것이 몸에 배여야 한다. 그래야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교장선생님도 참아야 하고 교감선생님도 참아야 하고 부장선생님도 참아야 하고 담임선생님도 참아야 하고 교과선생님도 참아야 한다. 모든 직원들이 참아야 한다. 목표를 세웠던 것에 도달하지 못해도 참아야 하고 기대에 못 미쳐도 참아야 한다.
이렇게 참아야 하는 이유는 내일이 있고 내달이 있고 내년이 있고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 기다리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이 가져야 할 덕목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떤 좋지 않은 소리를 들어도, 어떤 불이익의 환경을 만나더라도 흔들리는 갈대와 같이 흔들리는 나약한 선생님이 되면 안 되겠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마지막 달이다. 마지막 달은 금년을 결산하는 달이다. 계산을 해보니 얻은 것이 없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해도 낙심할 필요가 없다. 내년이 있고 내년 신학기가 있다. 개인의 결산도 필요하지만 학교 교육에 있어서의 결산은 꼭 필요하다.
올해는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조금만 참아 주십시오.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겠습니다, 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인내심과 각오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농부가 땅을 파고 거름을 주고 물을 주고 정성을 다 쏟아서 좋은 열매를 얻으려고 하는 것같이 우리 선생님들도 그러한 각오만 있으면 된다.
올해의 경험을 토대로 잘해 보겠습니다. 작은 일부터 꼼꼼하게 해보겠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잘하게 된다. 시행착오의 원인부터 분석해야 하겠다. 아마 작은 일에 소홀히 해서 큰 일을 망친 경우가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폴레옹이 한 전투에서 패전한 후 그 원인을 알아보니 한 기병대대가 늦게 도착항 작전에 차질이 있었음을 알아냈고, 그 대대가 늦어진 것은 소속 중대 중 하나가 늦어진 때문이고, 그 중대가 늦어진 것은 소속 소대 중 하나가 늦어진 까닭임을 알아냈으며, 그것은 결국 한 분대장이 탄 말의 발굽에 나사가 빠진 것이 패전의 쓴 잔을 마시게 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결산의 달에 이렇게 시행착오에 대한 원인분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 원인을 발견하게 되고 그 원인이 작은 일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작은 일이 참 중요하다. 작은 일에 소홀히 했다면 신학기에는 작은 일부터 잘 준비해가면 되는 것이다.
교육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농부가 평생을 농사를 지어도 시행착오를 겪듯이 선생님이 평생 교육에 몸담아도 마찬가지다. 좋은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못 얻어도 나를 믿어주십시오, 한 해만 더 기다려 보세요, 뭔가 보여주겠습니다, 하는 자세를 가지고 새롭게 출발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각오가 있으면 된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교장선생님이 꾸중을 해도 화를 내면 안 되고 참고 또 참아야 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인내의 마음이 교육의 가장 큰 덕목이라 할 정도로 중요한 덕목이다.
교장선생님도 마찬가지다. 참고 기다려 주고 믿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이든 나무든 모두가 다 쓸모가 있다. 가시나무도 쓸모가 있다. 새들이 둥지를 틀고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농부가 가시나무 필요 없다고, 찌르기만 하고 농사를 짓는데 피해를 준다고 가지를 잘라버리면 안 된다. 다 쓸모가 있다.
학생들 중에도 도저히 가망이 없다. 나중에 뭐 하겠나? 아예 포기하자. 없는 것처럼 대하자, 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참고 또 참아야 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다. 모두가 필요하다. 모두가 쓸모있다. 모두가 인재다, 라는 생각 속에 힘들게 하는 이들도 포함시켜 내년 교육계획을 수립하면 좋을 것 같다. 교육은 인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