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겨울방학 어떻게 보낼까?

2015.01.12 09:31:00

영하의 추운 겨울철, 우리 어린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집안에 웅크리고 앉아 컴퓨터 게임에 빠지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낼까? 아니면 텔레비전 만화영화에 푹 빠져 있을까? 건강한 장면 하나를 보았다.

일요일 아내와 함께 칠보산을 오르는데 상촌초등학교 앞 논 한 가운데 사람들이 몰려 있다. 바로 얼음썰매장. 도심 가운데서 오랜만에 보는 장면이다. 겨울논에 물을 담아 썰매장을 만든 것.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나와 즐기기에 딱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즐거운 함성이 이어진다. 부모와 함께 즐기는 웃음소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겨울철 아름다운 추억만들기에 좋은 겨울 스포츠다. 기자의 습성은 버릴 수 없어 카메라 셔터를 연방 눌러본다.




나온 사람 대부분이 어린이와 함께 나온 가족단위다. 어린이들 나이를 짐작해 보니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부모님 나이는 20대에서 30대다. 그러니까 젊은층 가족이다. 어느 가족은 플라스틱 썰매에 자식이 타고 아빠는 끌고 엄마는 뒤에서 민다.

또 어느 가족은 아빠와 자식이 한 썰매를 탔다. 아빠 앞에 자식이 앉았는데 운전은 아빠가 한다. 어느 가족은 자식이 혼자 썰매 타는 방법을 이미 익혔는지 자식 따로 부모 따로 썰매를 즐기고 있다. 모두 아름다운 풍경이다.

몇 명의 어린이는 스피드를 즐기는지 플라스틱 썰매를 갖고 비탈에 올라간다. 경사가 어느 정도 있는 얼음판을 미끄러져 논 가운데로 내려오는 것이다. 어린이들 재미가 붙었는지 줄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썰매타기의 새로운 도전이다.


목적지가 칠보산 정상이라 갈 길을 재촉한다. 찬바람이 불어서인지 얼굴이 시리다. 모자를 써야 산행을 즐길 날씨다. 아내는 털모자를 쓰더니 귀까지 덮는다. 칠보산은 도심 가까이 있을 뿐 아니라 산높이가 낮아 가족단위 산행에 적합하다.

정상에서 기념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다시 출발지로 향한다. 아마도 두 시간 이상 소요되었을 것이다. 다시 얼음 썰매장으로 왔다. 궁금한 것이 몇 가지 남았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얼마인지, 썰매 대여료는 얼마인지 등 운영방식을 알고 싶어서다.

가까이 있는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니 가격표가 붙어 있다. 썰매 대여료는 5천원이고 집에서 썰매를 가져오면 입장료가 3천원이다. 하우스 안에는 추위를 녹일 수 있게 장작 난로가 있고 컵라면 등 간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썰매를 보았다. 썰매날은 기역자로 된 앵글을 잘라 만들었다. 모두 양날 썰매인데 중, 고등학생들을 위한 외날 썰매도 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있다. 부지런히 앞서가는 부모라면 사과상자를 이용하여 자녀들과 함께 썰매를 만들어보면 더 좋은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문득 유년시절 생각이 떠오른다. 수원천에서 썰매를 타고 비행장까지 갔었다. 그 썰매는 스스로 만들거나 아버지와 형이 만들어 주었다. 썰매를 타다가 물에 빠져 양말이 다 젖고 모닥불을 피워 양말을 말리던 추억이 아련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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