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광교산은 시민들의 친구

2015.01.26 15:25:00

지난 주말 동료 교장들과 광교산을 찾았다. 우리들이 광교산을 찾는 방법은 이렇다. 형제봉에서 정오에 만나기로 하고 집에서 출발은 각자 하는 것이다. 산 정상에서 만나 하산은 같이 하는 것. 용인 수지에 사는 교장이 있어 이러한 관행이 생겼다. 수지에 사는 동료가 수원까지 와서 하는 산행은 시간적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원시내 교장은 인근에 살므로 연락하여 만난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이 날도 필자는 구운동에서 승차하여 한 분을 화서역에서 만났다. 우리들이 산행하는 이유는 건강도 건강이지만 말하고 싶은 학교와 교육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래야 교육정보가 공유된다.

경기대학교 버스 종점에서 하차하여 광교마루길을 걷는다. 광교저수지가 하얗게 얼었다. 문암골로 접어 든다. 백년수 코스를 향하여 가는 것이다. 계곡물이 얼었지만 날이 풀려서인지 계곡물이 흐른다. 솔바람 소리와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낙엽을 밟는 맛이 더 없이 정겹다. 이 맛에 광교산을 찾는 것이다.




백년수를 지나 능선으로 오르니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이 사람들은 경기대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왔다. 능선만 따라 걸으면 되므로 길을 잃지 않는다. 그 대신 장거리 코스다. 친한 동료들이라면 길게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다. 힘이 들면 중간중간에 설치된 벤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제 형제봉으로 오르는 데크 계단이다. 380여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이마에서는 땀이 흐른다. 호흡은 가빠지기 시작한다. 목탁을 두드리는 스님도 보인다. 이동거리는 짧아지고 휴식시간은 길어진다. 이제 광교산도 여성 천하시대가 되었는가? 등산객을 보니 여성이 더 많다.




바위에 놓여진 밧줄을 타고 오르면 정상이다. 바위 아래서 산아래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은 특히 북쪽 계곡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서늘하기만 하다. 이마에 솟은 땀이 금방 식는다. 형제봉이자만 형봉과 아우봉이 조금 떨어져 있다. 사람들은 형봉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수지 쪽에서 올라온 교장과 만났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함께 하산한다. 하산 때에는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능선을 탄다. 오른쪽 아래에는 소류지도 보인다. 광교산을 찾으면서 느낀 점 하나. 광교산을 찾는 인구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 그러면 등산로에 쓰레기가 늘어날 법한데 그렇지 않다. 아마도 시민의식이 높아서 일 것이다.

문암골에서 보리밥을 먹는다. 곁들인 두부 김치와 도토리묵 무침이 별미다. 식사하면서 정치 이야기도 나오고 연예인 이야기도 나온다. 화성 출신 가수 000는 고향을 찾는데 밤에만 금방 다녀가 주민들이 반기지 않는다는 둥. 출세했으면 고향을 위해 기부를 해야 평이 좋게 난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 고향 친구가 성공했으면 그의 노력을 격려해야 하는데 폄훼하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다시 광교마루길을 찾았다. 중간중간에 있는 휴식공간인 벤치에 앉아 보았다. 헉, 여기서 차마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았다. 무엇일까? 바로 쓰레기다. 참나무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벤치를 만들었는데 벤치 뒤 그러니까 참나무 밑둥이 쓰레기 천지였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를 버린 것이다.

한 때 우리 사회에 쓰레기 되가져오기 운동이 펼쳐진 적이 있었다. 자기가 집에서 가져간 쓰레기는 산에 버리지 말고 집으로 되가져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우리의 자연을 쓰레기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다. 다시 이 운동이 펼쳐졌으면 한다. 자연은 우리의 친구다. 광교산은 우리 시민들의 다정한 친구다. 자연을 우리의 손으로 보존해야 한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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