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忍耐하는 힘을 길러주자”

2006.11.01 09:00:00

박찬석 | 공주교대 교수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와 상대적인 빈곤 그리고 마음보다 육체에 대한 맹목적 인식, 부에 비해 정신에 대한 인식의 퇴조 등 다양한 극단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그들이 느끼는 문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미룬 채 현실에서 빠져 나가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회피 조건을 잘 마련해 주는 것이 컴퓨터와 핸드폰이다. 이 세계로 학생들은 별 생각 없이 빠져 들고 있다. 가히 컴퓨터와 핸드폰의 세상이 된 것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에 인터넷 초고속망이 보급되었고 핸드폰 없는 학생은 초·중·고등학교를 막론하고 드물어졌다.

그렇기에 우리 학교교육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고민 회피에 맞서서 윤리적 성찰에 대해 새삼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와 핸드폰의 능숙한 활용으로 인하여 문자는 물론 비디오, 사진, 영화, 오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손 안에서 보고, 듣고, 즐기고 있다. 이로 인해 무한한 자료와 주제를 갖게 된 학생들은 자신의 선택을 중시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끽하게 된 셈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활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올바로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스스로 학습도 하고 놀이도 할 수 있게 해준 컴퓨터가 이제는 오히려 제대로 된 학습도 못하고 놀이도 못하게 만들고 있다. 현실에 대한 무관심 내지 냉소적 경향을 보이는 신세대 학생들은 그들의 관심 및 흥미에 대한 인내를 배우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시도하는데 익숙해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교육은 학생들이 갖는 사이버 세계와 현실을 분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즉, 학생들이 건전한 정보통신자로 인내를 배우며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사이버와 현실을 더욱 분별력 있게 가르쳐야 하며, 학생들은 더 참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내를 배워 나가야 한다. 이제 어느 누구도 유혹에 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여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관성적인 자기 실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 교육은 끊임없는 주문을 해야 한다.

자기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라면 교사부터 컴퓨터에 몸과 마음을 빼앗기는 일들을 좀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교사 스스로 학교에서 참고 견디며, 내일을 설계하는 교육 방식에 대해 더욱더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 수준에 맞추려는 노력과 함께 고래(古來)로부터 가지고 있는 인내에 대한 인간 고유의 인성적 특성도 강조하여야 할 것이다. 인내에 대해 더 사유하는 학교가 청소년들을 더 조숙하고 삶의 깊이를 갖게 육성할 것이다.

그렇기에 교사들은 새로운 사회 상황에 알맞은 윤리적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는 인내에 대해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인내는 실질적인 삶에 도움을 주고 한 개인의 존엄성, 자율성, 책임, 자유, 평등, 분배적 정의, 공정한 절차, 공동체, 공동선 등에서 실제 학교에서 숨 쉬고 모든 일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인내가 살아 숨 쉰다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 성적 비관, 폭력 사태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인내의 가치와 덕목이 지금의 정보사회에서나 앞으로의 수 세기가 온다 해도 여전히 유용함을 확신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청소년들이 인내가 상황적이거나 상대적이라고 봐서는 안된다. 현실 세계이든 가상 세계이든 인내는 인간이기에 갖는 가장 좋은 윤리적 가치 일 것이다.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는 절대적인 윤리적 규범과 원리들은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타당성을 지니는 것이다. 특히 교육에서의 인내는 무엇보다 중요한 윤리적 신념을 지니는 것이다. 이러한 덕목이야말로 정보사회인 지금 학교에서 확실하게 우리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할 과제인 것이다.

인내는 허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강한 거부이며 힘센 자나 거친 표현을 억누르는 위계 높은 덕목인 것이다. 한 사람의 인내는 분명 밝혀지는 것이며 그 사람의 행실이요, 그 사람의 얼굴이나 이름으로 남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대의 교육에서 인내는 더 절실히 요구되며 실질 생활에서 긍정적인 힘으로 발휘할 수 있는 덕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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