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경쟁력이 국가의 희망이다”

2006.12.01 09:00:00


우리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도대체 대학입시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겠고, 대학을 나온다고 해도 직장을 찾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은 소위 교육 엑소더스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년 들어 매일 2000여명이 외국 유학을 떠났으며, 지난 여름방학 때는 한 학급 35명 중 10여명이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교도 있다고 한다.

과연 우리 교육에 희망은 있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을 이토록 불안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총리의 잦은 경질이 그 불안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김진표, 김병준, 김신일 부총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정부가 아무리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부르짖는다 하더라도 교육의 수장이 바뀌는 현상 그 자체가 교육정책의 변화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에서 비롯되는 교육문제도 국민들을 불만스럽게 한다. 국민들은 학교교육만으로 대학입시 준비를 끝내려고 하지만 대학은 고교성적을 믿을 수 없다하고, 고교는 대학이 평어만 반영하니 쉽게 출제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교사들을 엄정히 평가하여 실력 없고 불성실한 부적격 교원을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하나, 전교조는 교원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다. 일반 공무원에게는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는 성과급제도도 교원에게는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으로 논의되는 사학법 개정이나 고교평준화제도, 개방형 혁신학교와 자립형 사립학교, 외국어고 지역제한, 사교육에 의존하는 대입논술, 점점 커지는 계층간․지역간 교육격차, 식을 줄 모르는 사교육 열풍, 전교조의 편향교육, 성인 사회를 닮아가는 학교폭력, 부실한 대학교육과 국공립대 법인화 문제 등은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국가의 존망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성패가 교육을 통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투명하고 신중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원들이 기꺼이 동참하게 된다. 교원들이 신명나게 동참할 때 그 정책은 성공한다. 그리고 일단 확정된 정책은 끈기를 가지고 빈틈없이 추진되고 환류 되어야 한다. 추진과정에서 다소의 문제점이 드러나도 보완해 가면서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에 있어서 선의의 경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교원의 경쟁력, 교육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 고교평준화 정책도 이제 대폭 손보아야 한다.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나라밖에선 경쟁이 일상화되어 있는데, 국내 교육에 있어서는 경쟁을 타부시하는 모순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지역특성을 살린 교육을 위해 주민직선에 의한 교육자치를 활성화하고, 단위학교에 자율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하여 학교 간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교원평가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느슨해진 교직사회를 정비해야 한다.

셋째, 유․초․중․고․대학 간 긴밀히 연계된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유치원에서 영어교육이 시작되었는데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교육과정에도 없다. 초․중등교육이 체험중심의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상급학교 입시는 교과성적이 좌우한다.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대입수능시험은 독해중심이다. 학교 간 학력차가 큰데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부추길 국가수준의 평가도 없다. 이런 문제점은 학교급간 연계체제가 미흡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넷째, 우리 사회를 이끌만한 건전한 가치관이 확립되고, 그러한 가치관은 학생들에게 항상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되었다. 불법적인 찬조금이 존재하는 한 학교에 대한 믿음은 없다. 학교현장이 특정 교원단체의 편향교육으로 점철되어서는 더더욱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것이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바람직한 교육경쟁으로 유도하고 국가경쟁력으로 승화시켜 국가를 살리는 희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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