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달아 발생한 반(反)인륜적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국민의 개탄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선장과 일부 선원이 보여줬던 무책임한 행위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등 사회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는 크지만, 정작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정ㆍ학교ㆍ사회가 모두 참여하는 실천 운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2012년 학교폭력에 의해 자살한 대구 중학생 사건을 계기로 230여 교육ㆍ사회 단체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을 결성해 실천 운동을 전개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범사례다.
특히,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ㆍ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은 이러한 범사회적 실천운동을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는 물론 경쟁과 학력에서 인성 중심으로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분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교육ㆍ사회사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ㆍ가정ㆍ학교가 하나되는 ‘학사모일체’
이제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학교ㆍ가정ㆍ사회가 혼연일체가 되는 범국민적인 실천만이 남았으며, 그 선결 과제로 학교와 가정이 우선 하나가 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 대비된, 범국민이 참여하는 협치적(協治的) 실천 운동의 출발점으로 ‘학사모일체(學師母一體) 운동’을 제안한다. 학사모 일체운동이란 학생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와 교사가 일치된 교육관을 가지고 학생을 위한 공동 노력을 하는 것이다.
군사부일체가 자녀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국가와 가정이 학교와 하나가 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면, 학사모일체는 현대사회에서 교사와 가정과 학교가 우선 하나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성인 이전의 진정한 자녀교육은 어머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그것은 태교를 바탕으로 한 어머니와 자녀 간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서적 연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적인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사제동행(師弟同行)에 더해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적ㆍ정서적 유대감 형성, 즉 사모동행(師母同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사제동행과 사모동행을 총칭한 것이 학사모일체운동이다.
학사모일체운동의 성공 조건
학사모일체운동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과 바람직한 정책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우선, 교원은 교육 공급자, 학부모는 교육 수요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를 대별적 관계로 인식하는 상황에서는 협치가 이루어지기 어렵고, 인성교육이 제대로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부나 일선 교육청의 직제를 교원정책과와 학부모지원과로 것이 아니라 교원ㆍ학부모지원과로 통합해 협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어머니는 자녀 앞에서 선생님을, 선생님은 학생 앞에서 부모님을 비판하거나 흉을 봐서는 안 된다. 어머니가 우습게 여기는 선생님을 아이들이 존중하고 따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사와 어머니 간 소통과 협동 강화도 절실하다. 미국의 Education Week(2014.4.17일자)도 교사와 학부모간 대화에 주저하지 말고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세계 최강의 정보기술(IT) 국가답게 전화는 물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교사와 어머니가 학생ㆍ자녀 교육을 위한 대화를 확대해야 한다.
끝으로, 어머니와 교사 간 대화와 상담 및 어머니의 학교 참여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학부모 학교활동 참여 휴가제’를 도입, 워킹맘과 맞벌이 부부가 점차 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가 부모의 학교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국가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