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학교보다도 훨씬 좋은 학습모델
조코비치가 어릴적 우상, 저는 그를 카피했을 뿐
약시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8강 진출
지금 세계의 테니스계를 들썩이게 하는 한국 남자가 있다. 그 이름은 정현이다. 정현은 1월 22일 자신의 우상이었던 세계 남자 테니스 최강자를 꺾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8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이렇게 빛을 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연이어 세계 강자들을 꺾으면서 스포츠맨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 6회 우승에 빛나는 조코비치를 물리치자 외신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 탄생", "뛰어난 활약" 등의 제목으로 정현의 예상치 못한 승리를 크게 보도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어떻게 그렇게 대각선 공격을 잘할 수 있나요? 원래 조코비치 전공인데…" 이렇게 묻자 노박 조코비치와 명승부를 펼친 정현은 겸손하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으로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였다. 정현은 "조코비치가 어릴적 우상이었고, 저는 그를 카피했을 뿐입니다." 정현의 좌우 코너를 찌르는 날카로운 스트로크에 조코비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노박 조코비치 "정현은 마치 벽 같았습니다.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고도 근시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메이저대회 8강 역사를 썼다. 정현은 오늘 11시부터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8강 상대는 미국의 샌드그렌이다. 세계 랭킹은 정현보다 낮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8위와 5위를 잇달아 제압하고 상승세라 승리를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현이 기세를 이어 샌드그렌마저 꺾는다면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와 준결승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정현의 주가는 날마다 치솟고 있다. 해외 베팅업체들은 정현의 우승 가능성을 8강에 오른 선수 중 4위로 예상하고 있다.
정현이 스승 김일순 감독을 향해 남긴 메시지도 화제가 됐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정현 선수는 "감독님이 마음고생을, 저희 팀이 해체됐을때 제일 심하게 하셨으니까. 이렇게나마 조금 위로를 해드리고 싶은 것도 있고…" 라고 감독의 마음 고생을 마음에 담고 있다.
정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어려서는 그를 알아보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한 소년이었다. 누구나 어릴 때 그 가능성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그는 약시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의 시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푸른 코트에서 뛸 수 있도록 그를 지켜보고 환경을 개선하여 준 것이 밑바탕이 된 것이다.
스포츠는 일상적으로 다니는 학교보다도 훨씬 좋은 학습모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포츠와 학습을 연결시키는 관점을 갖지 못하고 있기에 잘 보이지 않는다. 선수는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실현하여 나간다. 정현 선수 역시 그가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조코비치가 어릴적 우상'이었다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저는 그를 카피했을 뿐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카피는 쉬운 말로 따라하는 것이다. 잘 하는 사람을 따라하는 것이 바로 모방이다. 학습에서도 모방은 최고의 학습법에 속한다. 공부를 잘 하고 싶은 학생은 옆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학생을 찾아 카피를 잘 하면 된다. 결코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모든 운동선수들은 '꿈'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하여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그 목표를 이룬다. 하루 아침에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난을 극복하여야 한다. 그에게는 공이 잘 보이지 않는 약시였다. 그러나 안경을 씀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공부에도 이루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오랜 시간을 하다보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이 싫증을 이겨내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운동 선수에겐 코치와 지도자, 안내자가 있다. 지금 그의 코치는 외국인이다. 그만큼 그를 지도할 코치가 한국에서는 쉽게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 학생들도 각자가 학습에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의 코치를 마음 속에 그리면서 그의 지도를 겸손하게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그를 코치한 선생님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무엇보다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의 밖으로 드러난 행동을 보고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 왜?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먼저 선생님을 찾아가 "선생님의 지도를 잘 따르겠습니다"라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질문하여야 한다.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영어에 성공한 친구, 선생님을 찾아가 물어야 한다. 그러면 분명히 잘 도와 줄 것이다. 이것을 포기하고 있으니 학습에 성공하는 방법을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학교생활을 마치니 학교를 다녀도 역량이 생기지 않아 취업시장에서 그를 데려가 기업은 나타나지 않는다. 학교시절 노력도 별로 하지 않고 좋은 기업만을 원하는 것은 물 없는 샘에서 물을 찾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