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아야 할 학폭이야기] ‘멋진 어른 되기 프로젝트’ 탄생기

2022.09.29 15:18:49

학교전담경찰관이 하는 일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학생·교사 면담, 학교폭력 예방 교육, 경찰과 학교 간 협력을 도모하는 ‘예방 활동’, 112, 117등 신고 사안 처리 등을 수행하는 ‘사안 대응’, 보복 및 추가 피해 방지, 보호·지원 연계, 가해 학생을 선도하는 ‘사후 관리’, 학교·가정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위기 청소년 보호’다. 이외에도 교육청 학생생활회복지원센터에서 수시로 열리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에 경찰 위원으로 출석해 가·피해 학생 조치 결정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학폭위 사안을 심의하다 보면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다반사이다. 객관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가·피해 학생이 서로의 상반된 진술만을 주장하거나 당사자인 학생들보다 학부모끼리 감정의 골이 깊어 도무지 화해가 힘든 경우가 그렇다. 어느 사안이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가 많다.

학교폭력이 사라지고, 나아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근절할 새로운 예방책은 없을까. 기존의 예방 활동 외에 사회적인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묘책이 없을까.

 

여고생의 말에 시작된 캠페인

 

2021년 청소년참여정책자문단(이하 청참단) 단원이었던 A고 여학생 지민이(가명)와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꺼내 봤다. 우리가 함께 찍은 학교폭력 예방 홍보 유튜브 영상을 다시 봤는데, 지민이가 나를 가리켜 “멋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잊고 있던 뭔가가 갑자기 떠올랐다.

 

‘맞아, 멋있다는 표현. 나는 내 직업 덕분에 지민이에게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었지! 내가 학생들에게 했던 말과 행동은 굳이 경찰이 아니어도 어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지민이는 내내 멋있다고 감탄했고….’

 

결국, 청소년들을 향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이런 멋들어진 찬사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아이들에게 멋진 사람이 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쩌면 아이들은 ‘멋있어요~’라고 말할 어른을 계속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범죄예방 활동의 하나로 기획된 ‘멋진 어른 되기 프로젝트’ 캠페인은 이렇게 탄생했다. 우리 어른들, 그냥 어른 말고, ‘멋진 어른’이 돼봅시다, 하는 마음으로.

 

메신저에서 ‘멋진 어른’ 검색

 

‘멋진 어른 되기 프로젝트’ 캠페인은 카카오톡 채널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청소년 대상 범죄예방, 학교폭력 예방 관련 이슈 등 아동·청소년 안전 관련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카카오톡에서 돋보기 아이콘을 누르고 ‘멋진 어른’을 검색하면 입장할 수 있다. 채널의 1호 영상은 인기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로 등장한 철수와 은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으로 ‘멋진 어른 되기 프로젝트’는 청참단 회원들과 계속해서 세상을 향해, 어른들을 향해 목소리를 낼 작정이다.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면 채널을 통해 정기 배달되는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관심을 갖고 잘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혹시 주변에 힘들어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면, 채널에서 제안하는 ‘멋진 어른 수칙’을 실천해보길 권한다.

 

‘멋진 어른 되기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목소리는 최근 드러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제2 N번방 사건’에 대한 논평을 담아봤다. 중·고등학생들이 논객으로 등장한다. 수줍어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할 말은 다 하는 멋진 논객들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어른들, 궁금하신가? 지금 바로 휴대전화를 열고 ‘멋진 어른’ 네 글자를 조심스레 입력하시라! 여러분의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기적에 동참하시길!

이승은 울산북부경찰서 경사, 학교전담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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