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개정 교육과정(중학교) 알아보기

2023.03.06 10:30:00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5년부터 중학교 1학년을 시작으로 2027년이면 중학교 전체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교육과정에 맞추어 학교운영과 수업 및 평가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우리에게 2년 남짓 남아있다. 우리는 남은 기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이 2015 개정 교육과정과는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창의적체험활동의 변화와 자유학년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어떤 부분이 변화했을까? 눈에 띄는 가장 큰 차이는 20%의 범위에 포함되는 범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군만 포함되어 있었으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체험활동 역시 함께 포함되어 있다. 이는 창의적체험활동 306시간의 20%인 72시간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과군별에서만 20% 증감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학교의 교사 수급상황에 맞추어 교과별로만 증감(예를 들어 국어에서 감소한 시간만큼 과학/기술·가정/정보교과군에 산입 가능)을 실시하였다. 지금은 창의체험활동이 감축 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교과과정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창의체험활동의 20%인 72시간(3년간)을 다른 교과에서 활용하여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두 가지 있는데, 우선 자유학년제의 변화이다. 자유학년제가 자유학기제로 변하면서 시간과 영역이 바뀌었다. 자유학년제는 1년간 주제선택·진로탐색·예술체육활동·동아리활동 등 총 221시간을 이수해야 했다.

 

하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유학기제’가 되면서 한 학기 동안 102시간만 이수하며, 활동의 범주가 자율활동과 진로활동으로만 이수할 수 있다. 이수해야 하는 시간이 절반 이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기존과 같이 교과시간을 자율활동으로 변경하여 이수한다면 별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지만, 적용되는 범주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체험활동의 범주가 변화했다. 기존에는 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 등 4개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봉사부분이 없어졌으며, 자유학기제에서도 주제선택과 진로탐색만 가능하므로 결과적으로 창의적체험활동의 진로활동만 자유학기제에 포함 가능하다.

 

특히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교상황에 맞게 학교 스포츠클럽을 자유학기제 활동으로 포함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스포츠클럽이 동아리활동으로 편성되므로 자유학기제에 포함시킬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특징은 정보과목시간의 변화이다. 기존 정보교과를 34시간 이상 권고하던 것을 68시간 이상 권고한다고 바뀌었다. 권고라고는 되어 있으나 아마도 많은 학교에서 68시간 이상 시도할 것이며, 이미 그렇게 진행하고 있는 학교들도 다수 존재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를 지키기 위해 과학/기술·가정/정보교과군의 시간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자율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자율시간의 목적이나 일선 학교에서 자율시간을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시기 등을 고려하면 이를 정보시간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창의적체험활동이 증감 여부에 포함되고, 자유학년제가 자유학기제로 변화하면서 시간과 범주(주제선택과 진로탐색)가 축소되고, 스포츠클럽활동이 동아리로 운영되고, 정보교과의 권고시간이 2배 증가하는 등의 변화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를 확인하고 면밀히 검토하여 교육과정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 


자율시간 확보와 학교 특색 수업 운영
자율시간은 창의적체험활동의 자율활동과는 다른 것으로 많은 교사가 명칭이 비슷하여 헷갈릴 수 있다. 자율시간은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도입된 시간으로 학교의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한 학기는 보통 17주로 운영되는데, 자율시간을 운영하는 학교는 16주로 교과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한 주간은 학교의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교과교육과정을 마치고 방학 전 한 주 동안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특색 프로그램, 예를 들어 생태활동이나 디지털역량 함양 활동, 세계시민교육 등 학교에서 운영하고자 하는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때는 모든 교과의 선생님이 함께 참여하여 융합적인 하나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고, 또는 ‘생태계 보전’이라는 주제로 각 교과의 특성에 맞게 선생님별로 운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선생님에게는 기존 17주 동안 수업하던 내용을 16주로 단축하여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과목이라는 작은 범주에서 벗어나 우리의 시각을 조금만 넓혀 보자.

 

우리가 겪는 생활 속의 문제가 범교과적이라는 것과 학습의 중요한 목적이 문제해결력을 함양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자율시간으로 주어진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단순히 ‘때워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또한 교사 전문성으로 강조되고 있는 디지털역량과 융합교육역량을 키울 수 있는 외부적 동기부여와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진로탐색의 확대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진로탐색과정이 강조되었다. 자유학년제가 자유학기제가 되면서 진로교육이 오히려 감소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으나, ‘진로연계교육’을 강조함으로써 모든 학년에서의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자유학년제의 문제로 지적되었던 것이 대부분의 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진로고민이 실제적이지 않고,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진로교육이 쇠퇴하였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유학년제를 자유학기제로 줄이고, 대신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로연계교육을 실시하고자 하였다. 운영방법은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할 수 있으며, 고등학교 생활 및 학습준비·진학준비 등을 도울 수 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아마도 중학교 3학년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지만, 성적처리가 끝난 11월에는 이미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진로가 대부분 결정된 상태이다. 


그렇다면 진로연계교육을 어떻게 운영해야 효과적일까?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지만,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진로연계활동은 2학년과 3학년 1학기에 실시하고, 3학년 11월 이후에는 선택한 고등학교에 따라 특징을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한 기초교육을 실시한다거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은 그것을 메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교양 있는 시민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소양의 강조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세 가지 소양은 문해력·수리력·디지털 소양이다.

 

디지털 소양이 강조되면서 총론과 각론에서는 이를 반영하기 위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학교시설과 같은 공간 변화와 선생님 및 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총론에서 언급되지만, 각 교과의 개론을 살펴보면 데이터를 이용한 탐구활동이 강조된다거나 소프트웨어·AI를 활용한 활동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디지털도구를 사용하거나 플랫폼 등을 활용하여 학생 간의 협력수업을 강조하고, 지식뿐만 아니라 기능·태도역량 함양을 위한 프로젝트 수업 등도 다수 제시되어 있다.

 

아직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각론을 보지 않았다면, 국가교육과정 정보센터(http://ncic.re.kr/)에 올라온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반드시 정독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1억 명 이상의 가입자가 생겨난 쳇GPT의 등장은 이러한 우리나라 교육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였고, 이에 선생님들의 교수·학습방법이나 평가방법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선생님들보다 뛰어난 디지털 소양을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선생님 역시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

 

예비교사 교육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강조되고 있으며, 우리가 만나게 되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이나 디지털도구가 익숙한 아이들이다.

 

따라서 이미 현장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러한 소양을 키우기 위해 교사연수에 참여하거나, 쉽지 않겠지만 디지털도구를 사용해 보면서 남은 2년간 이에 대한 교수·학습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완성은 현장교사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많은 교사의 노력과 헌신으로 교육이 완성되고 있음을 모든 사람이 기억하길 바란다.
 

손미현 서울무학중학교 교사 /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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