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전면 개정을 선언한 데 이어 서울시교육청도 조례 개정에 착수했다. 교육부도 시‧도별 자율적인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조례 폐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교권 추락, 교실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학생인권조례 개정이 시행된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그동안 학생인권조례는 지나치게 학생 권리만을 강조해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계속돼 왔다. 두발, 복장 등의 개성 실현 권리, 소지품 검사 금지, 휴대폰 사용 원칙적 허용 등의 규정은 다른 학생의 수업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생활지도조차 못하도록 강제했다. 특히 학교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학칙을 무시하고, 미성년 학생에 대한 교육적 보호‧제한조차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비록 7개 시‧도에서만 제정, 시행되고 있지만, ‘과잉 인권’ 의식은 모든 학생에게 미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교원의 인권은 소홀해졌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심각한 교권침해 원인 1순위로 ‘학생 인권의 지나친 강조’가 꼽히기도 했다. 국민도 지나친 학생 인권 강조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달 교총이 교원 3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원 83%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추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인권은 소중한 가치이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하지만 책임과 권리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 가치를 보장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학생 학습권을 침해하고,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훼손한다면 무의미한 선언에 그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의 전면 재검토가 환영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