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언어지능

2005.01.21 14:15:00

말재주, 글 솜씨로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
다른 지능과 독립적이면서 연계성도 높아

언어지능은 이른바 이야기꾼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들을 언어지능이 뛰어난 대표적 인물로 꼽을 수 있다. 청중을 휘어잡는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도 언어지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언어를 사용하고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언어지능은 보편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지능이 평균보다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세상을 묘사하는 데 있어 언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같은 상황을 겪었어도 그것에 살을 보태 재미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애편지 하나로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들도 있다.

언어지능의 발현 형태는 자신의 관심 영역과도 큰 관련이 있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선수들의 기록이나 경기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청산유수처럼 말을 잘하지만, 과학적 이론이라든가 수학적 논리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경우도 많다.

언어지능이 논리수학지능과 이상적으로 결합되었을 때는 변호사의 길을 갈 수 있고, 인간친화지능과 만났을 때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자신의 의견을 따르게 해야 하는 정치가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언어지능은 다른 지능과의 연계성이 가장 높은 지능이라 할 수 있다.

언어지능은 우리 두뇌 중에서 주로 좌반구의 통제를 받는데, 유아기에는 왼쪽 측두엽이 보다 깊게 관여한다. 언어 중추는 다시 브로카(Broca) 영역과 베르니케(Wernicke)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브로카 영역은 언어의 운동 중추로 말을 만드는 곳이라 할 수 있고, 베르니케 영역은 감각 중추로 말을 이해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음운론의 기능은 브로카 영역의 지배를 받고, 의미론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는 두뇌의 왼쪽 반구에 넓게 퍼져 있으며, 기능론적인 언어의 사용은 오른쪽 두뇌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해당 부분의 신경 영역이 손상을 입거나 비정상적으로 발달할 경우 언어 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브로카 영역이 손상된 환자는 의사나 가족이 하는 말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도 자신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본인은 말을 하려고 하지만 '우∼우, 아∼아' 등 의미 없는 소리를 내게 된다. 반면 베르니케 영역이 손상된 환자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고, 언어적 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게 된다.

측두엽 손상에 따른 실어증에 걸리면 대화에 있어 확실한 명사를 말하지 못하고 '사물' '그런 것' '그런 종류'와 같은 애매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또한 오른쪽 뇌에 손상이 있을 경우 대화를 한다거나 소설의 중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장애를 겪게 된다. 하지만 실어증 환자라고 해서 다른 지능들도 모두 낮은 것은 아니다.

언어지능은 음악지능이나 공간지능 등 다른 지능들과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심한 실어증 환자라도 음악가나 미술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헬렌 켈러로 그녀는 듣지도 말하지도 보지도 못했지만 저술가 및 사회사업가로서 큰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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