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의회에서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 필요에 동의하면서도 국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도 강주호 교총 회장 등 교원 3단체 대표와의 교원 정치기본권 TF 간담에서 연내 입법화 추진을 약속하면서도 국민 반대 여론 극복이 선결과제임을 언급했다.
이는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임에도 여당 단독 입법 강행이 당분간 쉽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주간조선이 창간 57주년을 맞아 지난해 10월 서울과 부산의 유권자 각 8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교사의 정치참여 허용 찬반’을 물은 결과, 응답자 중 3명 중 2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민 여론을 외면한 채 정부와 여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 가속페달을 밟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직사회의 강한 요구만으로 법제화 실현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교육계는 국민 반대와 우려를 없애거나 약화할 노력과 방법 마련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교사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학생들에게 강요하거나 주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안팎의 합리적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
국민적 우려 높은 것이 현실
교육계 숙원 반드시 이루도록
충분한 숙의 통해 해법 찾아야
그 첫 번째가 교실 내 정치이념 수업의 차단이다. 수업 등 교육활동에서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나 반대, 비판은 금지하고, 그러한 행위는 엄중히 처벌한다는 것이 명문화해야 한다. 둘째, 직무나 직위를 이용한 정치 발언 및 정치활동의 금지 원칙이 명확해야 한다, 교원의 학교 밖 선거운동을 허용할지, 말지도 관건이다. 또 선거운동·정당 활동 범위 및 당직 허용 여부, 교육과정 및 목적을 벗어난 학생 대상 강요 및 주입, 학교 안 서명 및 모금, 정치집회 참가 유도, 여타 동료 교원이나 학생, 학부모 대상 영향력 행사 등에 대한 기준과 제한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2020년 9월 헌법재판소는 교원이 정치단체를 결성하거나 가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 된다고 위헌판결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껏 정치단체의 범위가 아직 법에 정해져 있지 않다. 무엇보다 법이 금지하는 교원·공무원의 정치적 행위에 구체적인 기준을 대통령령에 어떻게 구체화할지도 정해야 한다. 교원 정치기본권이 보장된 영국은 교육부에서 ‘학교의 정치적 공정성 지침’을 마련해 모든 학교 내 당파적인 정치적 견해 조장을 금지하는 등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교총은 1990년 3월 윤형섭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교원 정치활동 허용 촉구를 한 이후 36년간 한결같이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과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 반대와 우려를 외면한 채 무조건 요구한다고 법은 개정되지 않는다.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교원 정치기본권 TF 교원분과에서 충분히 검토해 좋은 결과를 도출돼야 한다. 백가쟁명식 법안과 교원단체별 주장을 정리해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킬 법안도 마련해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보를 이뤄내야 한다. 정부·여당도 대통령 공약사항이자 국정과제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