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서·논술형 수능 등 대입제도 개편안의 시안 발표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3시 하교’를 둘러싼 교원들의 거센 반대에 대해서도 국교위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교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당초 이달로 예정된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와 관련해 “조금 더 준비해 발표를 늦춰야 하지 않느냐는 논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이달 시안에 포함되지 않은 대입개편 내용이 내년 3월 최종안에 갑자기 들어가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차 위원장은 “대입제도 개편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공론화가 부족한 상태로 시안을 발표하기보다 대입제도만이라도 공론화를 좀 더 해서 발표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국교위원들도 정식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논술형 수능 도입에 대해서는 속도조절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서 관련 내용이 빠진 이유를 묻자 차 위원장은 “좀 더 공론화를 진행해야 한다”며 “도입 여부 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AI 채점에 따른 공정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논술형 답안을 AI로 채점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차 위원장은 “매우 신중하게,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교위는 수능에 곧바로 서·논술형을 도입하기보다 학교 내신에서부터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 위원장은 “1~2년 사이에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며 교육부·교육청과 협의해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사교육 확대 우려도 쟁점이 됐다. 차 위원장은 현재 대학별 논술고사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것은 학교에서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학교에서 상당 기간 준비하고 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지는 것까지 돼야 이 제도가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수업시간을 늘리는 이른바 ‘3시 하교’도 도마에 올랐다. 정성국 의원은 “현장에서 3시 하교제에 대해 반대가 심하다는 건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차 위원장은 “선생님들께서 크게 우려하고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광호 국교위 상임위원은 교원 입장이 중요하지만 여러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고, 김경회 상임위원도 직능단체별 입장이 다른 만큼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시 하교 반대 국민참여소통 게시글에는 지난달 5만4000여 명이 동의해 국민의견 수렴·조정 요건을 충족했다. 국교위는 다음 달까지 본위원회에서 3시 하교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 절차를 진행할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국교위의 부실한 업무보고도 지적을 받았다. 정성국 의원은 국교위가 제출한 3쪽짜리 업무보고에 교육계 논쟁이 큰 3시 하교와 서·논술형 수능 등 대입개편 내용이 빠졌다며 “국민이 원하는 사항은 빠졌다”고 비판했다.
김희정 교육위원장도 주요 현안이 업무보고에서 빠졌다고 지적하고 오후 국감에서 별도의 정식 업무보고를 하도록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