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추진 중인 학교자율화 방안에 대한 수도권 토론회가 7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개최됐다. 학교자율화 방안의 현장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린 이번 토론회는 1일 영남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주제발표를 맡은 백순근 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알려진 학교자율화 방안에 대한 세부내용을 소개하며 “학교장에게 교육과정의 편성, 운영, 교원인사와 관련한 핵심적인 권한이 없어 학생,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한 특색있는 학교 운영이 곤란했다”며 “교육활동과 관련한 핵심권한을 학교장에게 직접 부여해 교육수요자가 자율화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학교장 권한 강화에 대한 시안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특히 20%까지 교사초빙권을 부여하고, 외부전문가에게 교직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부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범덕 신목고 교장은 “교직은 전문직이며 교원자격증은 그 상징”이라며 “보통교육기관에서 교원은 지식보다는 인성, 교수능력, 학생지도력 등이 우선 고려돼야 하므로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것만으로 정규교사로 임용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원 동작고 운영위원장도 “외부전문가의 교원 진출 경로 마련은 극히 특정교과에만 국한돼야 한다”고 박 교장의 의견에 공감하며 “교원 인사권 확대의 경우도 특정지역 단위 학교에 근무하고자 하는 우수한 인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학교장이 국민공동기본 교육과정을 연간 수업시수의 20%의 범위 내에서 증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최동환 서울시교육연수원 중등교원연수부장은 “교육과정 자율화 방안 중 가장 우려되는 점은 입시 위주 과목에 편중될 수 있는 것”이라며 “대학 입시제도 개선 등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체 초중고의 2.5%(282곳) 수준인 자율학교를 2010년까지 20%(2천500곳)로 확대한다는 방침의 경우 다소 성급하다는 의견되 제기됐다. 한유경 이화여대 교수는 “자율학교를 확대하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나 불과 1년 만에 20%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8일 대전(중부권), 12일 광주(호남권)에서 두 차례 더 토론회를 개최한 뒤 이달 말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