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례 들려주며 성가치관 형성토록”

2009.05.18 11:20:13

■구성애의 ‘자녀 성교육’ 해법

청소년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어린 자녀들도 자극적인 성문화를 쉽게 접하게 된다. 성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나 가치관을 갖고 어린 시기에 성 접촉을 하다보면 성인이 돼서까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여전히 자녀가 성을 모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서 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에 구성애 푸른아우성 소장으로부터 ‘사이버 시대의 자녀성교육’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구 소장은 “10대 성교육의 핵심은 호기심을 풀어주는 것”으로 “지식뿐만 성에 대한 가치관을 갖게 하는 ‘성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바로 성교육”이라고 지적했다. 10대들의 성적 호기심은 성에 대한 지식을 무제한으로 알려고 하는 형태, 남의 성적 경험에 대해 들으려고 하는 간접체험, 심지어 직접 경험해보려는 직접 체험 등 3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구 소장은 “1년에 여고생 중 2만 명이 낙태를 하지만 부모가 아는 것은 10%에 불과할 정도”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호기심이 많은 똘똘한 학생들의 임신도 높다”고 밝혔다.

결국 10대 성교육은 직접 체험을 하지 않도록 만들면서 상대적으로 지식과 간접체험을 충분히 제공해야 하는 것. 구 소장은 “특히 부모는 자녀가 실제로 주변에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간접체험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자녀들의 성에 대한 행동방침과 기준을 갖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어릴 적 성병에 걸린 옆집 아저씨 이야기를 통해 무분별한 성관계의 문제를 깨달았고, 자신이 10살 때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아들이 10살 되던 때부터 말해 성폭행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자녀의 성에 대한 관심과 행위를 인정하고 적절한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구 소장은 “야한 동영상은 본 뒤에 끄고 나서 자위행위를 하고 문은 꼭 잠그고 해야 건강에 좋다, 너무 많이 하면 키가 잘 자라지 못하고 골밀도나 신장에 안 좋으니 일주일에 1~2번 정도가 적절하다는 등의 말을 자연스럽게 전하면서 자녀가 올바른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차단 프로그램을 아무리 깔아도 음란물을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 자녀에게 음란물 속의 행위는 연기일 뿐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더 현실적인 교육이다.

한편, 사춘기에 들어서서 학부모들은 갑자기 변한 자녀의 모습에 ‘안 그러던 애가 왜 그러니?’라며 놀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자녀의 변화는 한 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표출되지 못한 감정이 축적돼 생겼다는 것. 그는 “구체적인 성교육에 앞서 초등학교 때부터 자녀가 슬픔, 화, 부러움, 두려움, 사랑 등의 감정을 잘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사춘기에 정신적 방황을 겪기 쉽다.

슬픔의 감정을 막으면 나중에 우울의 감정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자녀가 마음껏 슬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때로는 부모가 함께 울어줄 수 있어야 된다. 자녀가 화가 나 있을 때는 부모가 자녀의 감정에 동의를 해주면서 스스로 화를 내고 풀어갈 수 있도록 해야 분노로 치닫지 않게 된다.

자녀가 부러워하는 대상이 생기면 초등학교 때는 무조건 해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관심이라도 해보고 난 뒤에 포기를 하면 인간관계에서 상대의 장점을 칭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어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질투의 감정으로 남을 수 있다.

또 어린 자녀는 엄마와의 분리에 대한 두려움이 크니 부모는 화가 나더라도 ‘내다 버릴꺼야’라는 식의 말은 삼가야 공포의 감정보다는 용기를 키워낼 수 있다.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고 듣도록 하면서 아이가 독립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착한 애’라고 하는 칭찬은 감정표현을 못하게 만드므로 재능이나 자아, 존재에 대한 칭찬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착한 일을 했구나’라는 식으로 행위나 노력의 과정, 결과 자체에 대해서만 칭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그는 “요즘 사춘기가 빨라지는 것의 결정적 원인은 바로 고열량의 음식과 운동부족으로 인해 호르몬이 일찍 분비되기 때문”이라며 “사춘기를 조금이라도 늦춰주려면 과자나 인스턴트 음식부터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소장은 “요즘 아이들은 성을 단지 욕구 해소로만 생각해 성 자체를 변태로만 여기곤 한다”며 “성은 인간생존에 필요한 에너지 교류라는 것으로 부모부터 개념을 바꾸고 교육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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