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목표 넘기면 놀게 해야"

2009.07.07 17:32:58

■ 민성원 동기부여교육연구소장의 '공부욕심불어넣기'특강
자녀가 원하는 것 알게 해야…모르는 것 줄여가는 것이 공부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자녀 교육이다. 그러나 아무리 유명하다는 학원을 보내놔도, 책상에 붙잡아놔도 부모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것이 자녀의 성적이다. 이런 학부모의 고민을 덜어주고 자녀의 학습 의욕을 높여주기 위한 강연이 열렸다.
7일 송파구민회관에서 현재 EBS '생방송 60분 부모'에서 강의 중인 민성원 동기부여교육연구소장이 ‘아이 마음에 공부욕심 불어넣기’를 주제로 학부모 특강을 펼쳤다.

민 소장은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알아야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며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엄마들은 공부하지 않는 자녀를 보며 ‘왜 이렇게 엄마를 속상하게 하냐?’며 꾸중을 하지만, 아이는 엄마를 속상하게 할 마음으로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는 “노는 것이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데 아이들이 왜 놀지 않겠냐?”며 “자녀가 공부를 안하는 것은 살을 빼겠다고 매일 운동할 것을 결심하지만 이루지 못하는 엄마들의 태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과,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우등상’이 뭔지도 몰랐을 정도였다. 옆집 형이 우등상 메달을 받는 것이 부러워 담임선생님한테 우등상에 대해 물어본 것이 공부를 시작한 계기”라고 밝혔다.
‘6학년 때 성적으로만 상을 주니 너도 받을 수 있다, 반에서 5등 안에 들면 된다’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그를 자극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결심도 단 이틀. 셋째 날부터는 ‘해도 안될 것 같아…상은 받아서 뭐해’라는 생각이 들어 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면 무작정 좋기만 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갑자기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죄의식이 생기면서 조금씩 공부시간을 늘려가게 됐고 우등상을 탔다. 꿈을 갖게 된 자녀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소장은 “공부 잘하는 아이라고 별다른 것이 아니고 다른 친구가 놀 때 조금 더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자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첫 시험에서 4등을 해 집에서 세 차례나 잔치를 했을 정도였다는 그가 다시 찾아간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은 ‘우리반 우등생 5명 중 4명은 중학교에서 1등 했는데 4등이 뭐니, 1등 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1등을 목표로 잡게 됐고 1등보다 더 많이 공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1등 친구를 의식하는 자신을 보고 아예 목표를 100점으로 잡았다고 한다.

그는 “공부는 상대평가가 아니다. 누구를 이겨야 되는 것이 아니라 기준치를 넘기면 되는 것”이라며 “사람은 목표한 만큼만 집중하고 공부하게 되니 목표를 크게 잡을 수 있게 하라”고 권했다.

한편, 민 소장은 “초중고교의 공부는 아는 것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범위 내에서 모르는 것을 줄이는 것”이라며 “수업 중에 선생님의 목소리가 커지거나 천천히 되는 부분에 집중하고 교과서에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기호로 표시해놓고 모르는 부분을 없애가는 방식의 학습을 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업이 끝난 직후 5분 동안의 반복이 기억을 5배나 올릴 수 있고 공부방의 의자나 조명이 지구력을 다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험 전날에는 과목별로 모르는 것을 10개씩 적어 시험 전 쉬는 시간에 집중해 외우고 시험지나 답안지를 받자마자 빈 공간에 그것을 적어야 한다. 그 뒤에는 자기가 직전에 외웠던 문제가 시험지에 나왔는지 확인해 풀고 나머지 문제를 풀라”며 시험 전략을 소개했다.

민 소장은 “여름방학 동안에도 자녀가 아침에 평소와 똑같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신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면 취침시간을 앞당기라는 것이다.

아침부터 낮 12시까지는 혼자서 열심히 공부하게 하고 그 이후로는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매일, 일주일 단위로 공부할 분량을 정하게 하고 그것을 넘기면 놀게 만들어야 한다.

그는 “자녀가 정한 목표, 기준을 넘어서면 부모가 더 시키려고 애쓰지 말고 우선은 놀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계속된 강요는 자녀가 목표를 낮게 잡게 하거나 지치게 만들 수 있다.

민 소장은 엄마와 자녀는 ‘한 팀’이 될 것을 권했다. 자녀의 성적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면서 과거 아이의 행동을 다그치기보다는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희생하면 보상심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으니 희생은 절대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자주 바뀌는 입시에 대한 정보나 학습정보는 엄마가 얻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친 용돈은 그것을 쓸 시간과 그것을 탐내는 친구를 함께 주는 격이니 자제하라고 했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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