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의 교원평가 대안(시안)을 놓고 11일 교총 다산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맞춤형 연수에 초점을 두는 교총의 평가대안은 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교원평가 주무부서인 교과부 교직발전기획과 유인식 연구관은 “교원평가는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고 자기 연찬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며 “절대평가를 시행령에도 명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수 관계 있는 동료에 의한 절대평가를 유지하는 한 본질적으로 서열화는 불가능하며 인사 연계 또한 적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원정책과 최재광 장학사도 “우수교사나 미흡교사를 선별하기에는 평가지표나 방법이 매우 미흡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전문성 신장 풍토 조성을 위해 우수교사 보상은 필요하다고 본 그는 “이 경우에도 교원평가 결과를 기초로 하되, 이후 별도의 기준, 절차를 통해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원들은 교과부가 밝힌 우수, 미흡교사 선발에 대해 “그것 자체가 서열화고 인사 연계”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김창학 서울 수명중 교사는 “미흡교사는 말할 것도 없고, 우수교사도 학교 현장에서는 왕따 당하는 현실이 발생할 수 있고, 냉소적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학교가 아니라 학원화, 기업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승표 경기 발안중 교장은 “평가 후 교사를 인위적으로 등급화 하고, 장기 집중연수를 강제로 부과한다면 평가 자체는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며 “부적격 교사대책 등 별도의 장치가 있으므로 이를 개선해 병행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평가제도의 성패는 맞춤형 연수체계에 달려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8학급 울산 방기초의 올 시범운영 사례를 소개한 허명희 교사는 “전 선생님이 동영상으로 수업을 촬영해 상호평가와 자율 장학, 연수 기회를 가졌다”며 “학교급별, 규모별, 지역별 자율성을 살려 제도를 시행한다면 전문성 제고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표 교장도 “수업, 생활지도, 학교경영에서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도록 연계 연수체제를 마련하고 비용을 학교나 교육청이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광 장학사는 “가급적 맞춤연수는 단위학교 자율로 운영하고, 그 범위를 넘어서는 영역은 지역교육청이, 그리고 핵심 연수요원 양성은 시도교육청 종합연수원이 운영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유인식 연구관은 “교과부는 현재 교사의 18개 지표, 교장․교감의 8개 지표별로 구분해 원격연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전국 교원이 접속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도연수원의 집합연수 과목도 점차 맞춤연수로 개편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창학 교사는 “획기적인 잡무감축 없는 교원평가는 되레 공교육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평가지원체제 구축을 촉구했다. 그는 “40명이 넘는 교실에서의 학생지도는 한계가 있다”며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맞춤 수업이 가능한 교실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평가 도입의 실효성도 담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허명희 교사는 “평가 문항뿐만 아니라 학부모 만족도 조사 문항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평가 목적에 부합한 지표와 문항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