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8월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된 중등학생 20만 명 대상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정도로 나타났다. 학교와 학원 수업을 제외하면 여유 시간과 수면 시간 일부분까지도 스마트폰 사용에 보내는 것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 박탈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이지만, 과의존으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보면 우선, 사회적 관계 형성을 방해한다. 가상공간의 상호작용은 실제 친구와의 대면 활동을 크게 제한해 신체적,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박탈하고 외로움을 증가시킨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잦아 유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승객 대다수가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일상적인 장면이 된 지 오래다.
둘째, 주의 집중을 어렵게 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성숙의 특징을 의미하는데 스마트폰의 남용이나 수많은 알림 신호는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위력을 발휘한다.
셋째, 수면 부족으로 심리적 장애를 초래한다. 밤에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보면 수면의 질과 양이 떨어져 우울, 불안, 과민, 인지결손, 학습력 저하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넷째, 중독 현상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 과민, 불쾌감 등의 금단증상을 느낄 정도로 손에서 놓지 못한다. 잠자리는 물론이고 화장실이나 욕실에도 들고 온다. 그 밖에도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안구건조증이나 ‘거북목’과 같은 VDT증후군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은 친구와 자유롭게 어울리는 시간을 줄여 건전한 발달을 저해한다. 놀이와 같은 활동은 교우관계를 통한 갈등 해결과 위험을 극복하는 사회적 기술 습득에 필수적이며 모방을 통한 문화 학습에도 긴요하다.
스마트폰 사용은 청소년의 당연한 권리라는 주장도 있다. 또 관심을 공유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중요 정보에 접근하는 수단이자 지기 표현의 공간이 된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 비해서 사회적 관계의 단절로 인한 고독감, 주의 집중 곤란, 우울, 자살 같은 심각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미래 위한 적극적 조치 요구돼
영국은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됐고 미국도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에서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동영상이나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보다 엄격한 조치를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가정에서도 자녀의 스마트폰 남용을 막고 가족간 대화와 여가 선용의 시간을 자주 갖도록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