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자(국어) 서귀중앙초 수석교사는 올 4월 교직경력 3년 이하인 6명의 새내기 교사들과 ‘좋은수업동아리’를 만들었다. 경험 부족이 핸디캡인 이들 교사의 수업공개를 도우면서 교수학습지도안 설계부터 학습자료 제작, 수업 진행에까지 컨설팅과 코칭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수업공개를 제안하니까 부담스러워했어요. 하지만 좋은 수업을 함께 연구해보자는 취지에 금세 의기투합을 했죠.”
김 수석과 새내기 교사들은 곧바로 수업 공개 계획을 세워 웠다. 학기당 두 번의 공개수업 원칙에 따라 6명의 교사들은 자신의 교과 진도를 감안해 5월과 6월, 각각 공개할 수업 주제를 정했다.
그리고 수업공개 1주일 전에 교수학습지도안을 설계해 김 수석과 협의에 들어갔다. 보통 ‘과욕’이 앞선 지도안에서 거품을 빼는 일이 김 수석의 몫이 됐다. 그는 “학습목표나 학생활동량이 주어진 수업시간에 비해 너무 과도하거나 특정 학습모형에 자신의 수업을 짜 맞추는 경우, 활동량과 활동방법을 조정하고 수업모형도 응용하도록 조언한다”고 말한다.
한 번의 수업 공개까지 이런 지도안 협의와 수정작업은 교사마다 3차례씩 진행된다.
강현주(5학년) 교사는 “이전의 강의식 사회 수업을 탈피해 공개수업 때는 문제해결학습 모형을 시도했는데 결과는 엉망이었다”며 “컨설팅을 통해 교과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고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수업을 점차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수업 때 활용할 PPT 자료, 학습지도 함께 구상하고 제작한다. ‘협동학습’ 등 관련 서적도 필요에 따라 구입해 참고한다. 경비는 수석교사 연구비 100만원으로 충당했다.
공개 수업은 김 수석과 교감선생님이 참관하고, 수업 후 협의는 꼭 갖는다. 김 수석은 발문, 판서, 학생과의 상호작용 등 수업 진행 전반을 꼼꼼히 살피며 기록한 장단점을 정리해 제공한다. 이런 협의과정을 거쳐 다음 수업공개를 준비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도록 돕는다.
오지예(5학년) 교사는 “학습 흐름상 꼭 필요한 활동이지만 시간이 부족해 고민할 때는 모둠별 선택활동을, 처음 생각했던 게임이 복잡해 고민할 때는 새로운 게임방법을 조언해 주셨고, 또 학습활동 안내, 또래 멘토링, 학습주제 관련 학급실태 등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까지 안내해 주셔서 더 나은 수업을 실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학기 들어 9월에 이미 한 차례씩 수업공개를 마친 6명의 교사들. 11월에는 본 차시가 아닌 단원 전체의 지도과정을 담은 세안을 준비해 마지막 공개 수업에 나선다.
김 수석은 서귀포시 관내 3~5년차 교사 10명에 대해 사이버컨설팅도 하고 있다. 서귀포시 교육청의 수업선도교사 인증수업에 도전하는 이들 교사의 수업 준비를 돕는 ‘사이버컨설팅장학지원단’으로 그는 벌써 3년째 활동하고 있다.
개별 교사와 전화로 수업연구 방향과 수업 단원을 정하고, 이후 해당 교사가 서귀포교육청 홈페이지 ‘사이버컨설팅’에 교수학습지도안을 올리면 3차례 컨설팅으로 보완하고, 인증수업까지 참관해 조언하는 역할이다. 매번 지도안의 오탈자까지 잡는 치밀함에 코멘트 분량은 늘 몇 페이지에 달한다. 김 수석은 “5~11월까지 인증수업이 잡혀 있어 수시로 메신저까지 이용해 협의를 하다 보니 집에까지 일을 가져가기 일쑤”라고 말한다.
교실은 섬이라고 한다. 자신의 수업에 매몰된 교사들은 다른 수업을 보려고도, 또 내 수업을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많이 시도해보고, 다른 교사의 수업도 찾아봐야 하는데 아쉽다”는 김 수석. 하지만 요즘은 동아리 교사들의 서슴없는 조언 요청에 흐뭇하다.
어느새 모니터 앞에 앉은 그는 외부 멘티와 인증수업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지런히 소통해야 멋진 수업이 나오죠.” 20시간 수업에 동아리 교사 공개수업 코칭, 외부 컨설팅까지…바빠서 그는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