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노트로 꼴찌에서 10등으로”

2009.12.07 09:36:08

‘2009공교육 성공사례 수기 공모’ 수상작
엄마가 독서모임 운영해 자녀 적극성 키워
사교육 내몰지 않고 꾸준히 EBS시청지도

최근 교과부 주최로 ‘2009 공교육 성공사례 수기 공모전’이 열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목표를 성취한 학생과 학부모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학교수업과 교과서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았다는 그들의 비법 아닌 비법을 들어보도록 하자.

중학교 2학년 때 반에서 꼴찌에 가까운 성적을 받은 김민수(중앙대 법학과 4년)씨는 성적에 대한 불안감에 학원을 출근도장 찍듯이 다녀본 적도 있지만 여전히 수업에 흥미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1등의 노트법을 보게 된 것. 학교 선생님이 말한 내용은 보라색, 참고서 보충내용은 노란색, 선생님이 시험 직전에 중요하다고 말한 것, 문제집에서 틀린 내용은 빨강색으로 표시해 한곳에 정리하는 방식을 따라하다보니 수업에 집중하게 됐다. 처음에는 선생님 말씀을 무조건 다 받아 적는 무식한 방법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수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한 학기 만에 반에서 10등으로 성적이 올랐다. 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 자체를 노트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했다.

학원에 가지 않는 대신 시중의 유명 문제집은 거의 사서 봤다는 김씨. 그러나 수학에선 여전히 막히게 된 것. 그때 찾아간 학교 선생님은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 수학 교과서를 줬다. 김씨는 “수학은 무조건 문제만 많이 풀기보다는 기본개념이 중요하니 학교에서 선택한 교과서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로 보충하라”고 권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알파벳을 배웠다는 이아연(이화여대 과학교육과 4년)씨도 사교육 없이 원어민 수준의 유창한 영어실력을 키웠다. 일찍부터 영영사전을 활용했던 것. 하나의 모르는 단어를 찾으면 열 개의 모르는 단어가 나타나기 일쑤였다. 이씨는 “세 시간 이상 단어를 찾아도 하나의 단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날이 반복됐지만 3년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집에 와서는 AFKN을 16시간씩 녹화해두고 만화, 시트콤, 뉴스를 반복해서 보면서 대학에 들어와서는 전문적인 통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한편, 자녀가 스스로 학습하도록 지켜보고 사교육으로 내몰지 않는 학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경북 경산의 김은주씨는 EBS방송과 독서를 통해 두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켰다. 엄마가 자녀양육 지침서나 방송특강을 보며 공부하고, 자녀들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꾸준히 EBS교육방송을 보게 했다. 한달에 한두 번씩 서점에 가서 독서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고 책 읽는 시간을 줬다.

한때 큰 아들이 게임에 빠져 공부를 멀리 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때는 게임기를 없애고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는 등의 단호한 행동을 취했다. 특목고를 준비하는 딸에게 수학과외를 시켜봤지만 혼자 공부하는 게 낫겠다는 딸의 뜻을 받아들여 일주일 만에 그만뒀다. 결국 사교육 없이 아들은 연세대 상경계열, 딸은 경북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해 카이스트에 합격했다.

서울 관악구의 직장인 신현주씨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들(초1)을 위해 2006년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 또래 아이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이 활동을 하면서 모은 자료를 인터넷 카페에서 1000여명의 학부모와 공유하고 있다. 신씨는 “엄마가 직접 나서니 내 아이의 상태를 직접 파악할 수 있고 사교육에서 담당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문영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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