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잘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고쳐나가고, 도움을 요청해야 할 지 막막하고 잘 모르겠습니다.”(멘티 교사)
“멘티 선생님들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든 물어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모르는 게 있다면 공부를 해서라도 가르쳐 드리고 싶어요.”(멘토 수석교사)
멘토 교사(수석교사)와 멘티 교사가 설레임을 가지고 처음 만난 자리. 교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토요일,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도 교직 경력, 사는 지역, 고민도 제각각인 100여 명의 멘토-멘티 교사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은 "수업을 'UP' 시켜 보자"는 진심이 담긴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교총, 한국교육학술원(KERIS)이 공동으로 교사들의 자발적인 수업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수업 UP 프로젝트’가 13일 대전 교통문화센터에서 ‘수업컨설팅을 위한 멘토-멘티 세미나’를 시작으로 11월까지 대장정의 막을 열었다.
수업 UP 프로젝트는 수석교사로 이루어진 멘토 교사 20명과 멘티 교사 100명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학교급, 과목을 고려한 멘토 1명과 5명의 멘티가 연결돼 수업 전반에 대한 고민을 터놓고 상의하고, 수업동영상을 통해 온라인 컨설팅을 받는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컨설팅과는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 참여하고 싶은 교사 누구나 컨설팅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또 수업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참여인 만큼 현장 장학이나 수업 공개 등과 같이 기획된 수업이 아닌 본래의 수업 그대로를 컨설팅 받을 수 있어 직접적으로 수업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산점도, 특별한 혜택도 없지만 모집인원의 두 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리는 등 현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신청 동기와 이유도 가지각색, 초임교사부터 30년 경력의 부장교사까지 경력도 다양했지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강연정 경기 수원 한일초 교사는 “교직경력 10년이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직도 느낀다”면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수업 준비를 하는 등 열정을 다하고 있지만 이제는 ‘열심히 하는 교사’보다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되고 싶어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김효숙 충남 청양 청남초 교사는 “지역이 시골이어서 도움을 받을 영어 교육 전문가를 만날 기회가 드물었다”며 “학교 안에서의 불편한 상하 관계가 아닌 오픈된 관계 속에서 수평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이번 프로젝트가 수업 발전 기회가 될 것 같아 도전했다”고 말했다.
권영석 경기 안산본원초 수석교사(초등 영어 멘토)는 “컨설팅을 하다 보면 일회성이 많아 더 돕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어 항상 아쉬웠다”면서 “수업 UP 프로젝트는 4개월 동안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무엇보다 계획적인 컨설팅이 가능해 멘티 선생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강병구 교총 교권연수본부장은 “멘티 교사 신청을 받아보니 감동적일 정도로 수업을 개선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너무 많았다”며 “멘토, 멘티 교사 모두 수업 UP 프로젝트로 수업개선에 도움이 될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태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학교교육정보화본부 책임연구원은 “수업 UP 프로젝트는 톱다운 방식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교총과 KERIS는 지원만 한다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 있다”면서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참여한 선생님들이 ‘내 수업이 바뀌었다’는 보람을 느끼는 것이 이 프로젝트가 바라는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