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뜻 기린 '제자 100명의 장학금'

2011.10.10 11:00:59

성대 기계공학부 故 김영진 교수 기금 조성

최근 세상을 떠난 한 교수가 길러낸 100명의 제자가 스승을 기리기 위한 장학 사업에 나선다.

10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별세한 기계공학부 김영진 교수에게 수학했던 제자 100명은 'Y.J.김 센추리클럽'(Y.J. Kim Century Club)이라는 이름으로 장학기금을 운영하기로 했다.

김 교수 지도로 석ㆍ박사 과정을 밟았던 제자 100명 전원을 비롯해 동료 교수 7~8명과 김 교수의 어머니까지 장학금 기탁 의사를 밝혔다.

5번째 제자인 기계공학부 최재붕 교수는 "은퇴 후 후배들을 위한 장학 기금을 만들겠다고 했던 교수님의 생전 뜻을 잇기로 제자들끼리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78학번부터 04학번까지 입학연도가 26년이나 차이 나는 이들은 해마다 모임을 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한 제자는 스승의 부고를 듣고 먼 길을 달려오기도 했다.

1985년 성균관대에 부임한 김 교수는 원전 안전성 평가 분야의 국내 권위자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안전 전문위원과 한국압력기기공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교내 연구처장ㆍ교무처장ㆍ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년 전 간암 발병 사실을 알았지만 올해 1, 2학기 모두 3과목씩 직접 수업을 진행했던 그는 최근 입원 후 한 달여 만에 병세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8월에는 병상에서 100번째 제자의 졸업을 맞았다. 최 교수는 "교수님이 '100명이서 이 나라를 크게 뒤집어 보라'고 말씀하시며 기뻐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교수님은 여러 보직을 맡으시면서도 항상 학생들을 챙기고 상담을 해 주셨다"며 "큰 연구센터를 여러 개 유치하셔서 대학원 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에 개설된 김 교수의 추모 페이지에는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과 제자들의 추모글이 줄을 이었다.

제자들은 다음 달 김 교수의 49재 때 모여 장학기금 운영 방안을 협의해 기틀을 만들고서 내년 1주기 추모식에서 첫 수혜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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