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한다> 가르침에 신념 가져야

2001.11.05 00:00:00

노재원 경남 한림초 교감

시류에 영합한 한 가지 교육정책이 마치 전체인 양 교육 현장을 휩쓰는 일이 잦다. 다 교사들이 가르침에 대한 철학 없이 위에서 정보화 교육이다 영어교육을 외친다고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따라 가기 때문이다.

초중등 교육법 제38조에는 `초등학교는 국민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 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명문이 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교육에 종사해보니 한 번도 학교급별 목적에 충실하자는 깃발은 못 본 것 같다. 그저 위에서 내려보낸 깃발을 흔들면 교사들은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새로운 깃발을 흔들면 역시 그랬다.

하지만 어떤 한 분야를 강조하면 다른 분야는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음식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지적 영역에서는 왜 편식을 시키는 지 모르겠다. 초등교육은 말 그대로 지·덕·체·기를 고루 갖추는 전인 교육이 필요하다. 교사만이라도 편식의 불가함을 알고 깨우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전 교과에 걸친 기초와 기본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나 특기적성, 영어, 컴퓨터 등의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어느 한 분이 컴퓨터 활용 교육을 외치면 전 학교 교육이 마치 컴퓨터 교육만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지휘자는 교육의 본질을 외치지 않고 교사는 가르치는 자기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깃발이 흩날려도 교사의 생각이 교육의 중심이어야 한다. 인터넷 활용이 중요한 것처럼 강인한 신체를 기를 수 있는 달리기 지도가 필요하고, 한 반의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합창 지도도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만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사람다운 사람을 기를 수 있고, 건전한 사고와 지적수준에서 창의가 살아난다. 시류에 영합한 한 가지를 마치 전체인 양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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