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쓸 우리말>⑦‘간식’은 ‘곁두리’로, ‘인스턴트식품’은 ‘즉석식품’으로

2014.10.01 17:16:43

끼니가 아직 안 됐는데도 출출하거나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챙겨 먹는 것을 간식(間食)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일본말 ‘かんしょく’에서 왔다고 합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1)간식 → 곁두리, 샛밥, 참, 새참, 군음식

‘곁두리’는 주로 농사꾼이나 일꾼들이 먹는 음식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샛밥’이라고도 한다. ‘사이에 먹는 밥’이라는 뜻이다.

(2)곁두리: 농사꾼이나 일꾼들이 끼니 외에 참참이 먹는 음식.

여기에서 ‘참참이’는 ‘일정한 동안을 두고 이따금’이라는 뜻인데, 이 말은 ‘일을 하다가 이따금 쉬는 시간’을 뜻하는 ‘참참’에 접미사 ‘-이’를 더한 것이다. 이 ‘참참’이라는 말은 다음에 나오는 ‘참’이 겹쳐진 말이다.





(3)참
ㄱ. 일을 하다가 일정하게 잠시 쉬는 동안. 한자를 빌려 ‘站’으로 적기도 한다.
ㄴ. 일을 시작하여서 일정하게 쉬는 때까지의 사이.
ㄷ.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이나 끼니때가 되었을 때에 먹는 음식.
ㄹ. 길을 가다가 잠시 쉬어 묵거나 밥을 먹는 곳.

이처럼 ‘참’이라는 말에는 참 여러 뜻이 있다. 시간의 간격을 나타내기도 하고 그 사이에 먹는 음식이나 그것을 먹는 장소를 나타내기도 한다. ‘참’이라는 말에 ‘잠시 쉬는 동안 먹는 음식’이라는 뜻이 있으니 ‘간식’을 대체할 수 있는 말이다. ‘참’이라는 말에 ‘사이’가 줄어든 ‘새’를 덧붙여서 ‘새참’이라고도 한다.

(4)새참: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 ≒샛요기(-療飢).

‘새참’이 사이에 요기를 하는 것이니까 ‘샛요기’라고 하는 것도 재미있다.

(5)요기(療飢): 시장기를 겨우 면할 정도로 조금 먹음.

‘곁두리, 샛밥, 참, 새참’이 끼니와 끼니 ‘사이’에 먹는 음식이라는 뜻인 데 반해, ‘군음식’은 ‘더 먹는’ 음식이라는 뜻이 있다. 여기서 접두사 ‘군-’은 ‘가외로 더한’, ‘덧붙은’의 뜻이다.

(6)군음식: 끼니 이외에 더 먹는 음식.

이러한 ‘군음식’을 먹는 것과 관련된 말로는 ‘군것질’, ‘군입정’, ‘주전부리’가 있다.

(7)군것질: 끼니 외에 과일이나 과자 따위의 군음식을 먹는 일. ≒입치레
(8 군입정: 때 없이 군음식으로 입을 다심. ≒군입
(9)주전부리: 때를 가리지 않고 군음식을 자꾸 먹음.

요즘은 ‘새참거리(←간식거리)’로 ‘간편식(←스낵)’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간편식은 먹기에는 편하지만 건강에는 그리 이롭지 못하다.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즉석식(←패스트푸드)’과 ‘즉석식품(←인스턴트식품)’, 즉 ‘부실음식(←정크푸드)’일 뿐이다.

우리에게 여유식(←슬로푸드)이나 위안음식(←솔푸드)은 ‘한밥’이어도 어머니가 차려 주신 밥상이 아닐까?

(10)한밥: 끼니때가 지난 뒤에 차리는 밥.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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