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학제나 교육과정으로 보면 대다수 인문계 고교가 자사고, 특목고, 마이스터고 등에 위세에 밀려 고사된 상태에 처해있다. 꿈과 끼를 발산하며 미래를 꿈꿔야할 일반계 학생들이 무기력한 교육제도에 매몰되어 항로를 잃고 좌초한 실정이다. 이에 교육부가 일반고 발전위원회를 만들고 일반고 육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알다시피 평준화 지역이나 비평준화 지역이나 일반계는 공교육으로서의 기능과 신뢰 모두 무너졌다. 이런 가운데 사교육은 호황을 누리고, 교사는 그저 엎드려 자는 학생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현실에서 정말 일반계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일반계 고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분석한 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일반계 학교는 속 빈 강정처럼 학력차이를 비롯해 경제적, 정서적인 복잡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갖춘 학생은 스스로 진학의 꿈을 향해 떨쳐나가지만, 기초학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생은 무기력해 그 무엇에도 손사래를 친다. 예전 같으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예체능을 선택하거나 직업과정을 선택해 취업준비를 했지만, 요즘은 그것도 만만치 않다. 또 아이나 부모가 딱히 원하지도 않는다.
초등교부터 단계적으로 직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점진적으로 직업전문 중학교를 도입하거나 직업 계열을 개설해 흥미를 갖게 한 뒤, 고교에서 직업 계열의 비중을 과감히 늘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계 고교의 교육과정을 단위학교 특성에 맞게 자율성을 보장하고 행·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4~5년이 되면 자리를 옮겨야 하는 공립학교의 순환제 근무도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 귀기울여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일반고 발전위’가 출범한 이상 신중에 신중을 기해 일반고의 교육역량을 강화시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