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쓸 우리말>⑭‘에코’나 ‘그린’ 대신 ‘친환경’이나 ‘녹색’으로

2015.04.09 18:43:57

환경 보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환경을 배려한다는 의미인 ‘친환경’이라는 말이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에코’나 ‘그린’이 대신하는 일이 있다. ‘에코(eco)’라는 말은 ‘친환경’ 또는 ‘환경친화’로 쓰면 된다. ‘그린(green)’ 또한 ‘친환경’ 또는 ‘녹색’으로 바꿔 쓸 수 있다.

(1) 에코(eco), 그린(green) → 친환경, 환경친화, 녹색

요즘은 자동차도 복합동력차(←하이브리드카, hybrid car)나 전기차와 같은 저공해 또는 무공해 친환경차(그린카, green car)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운전을 할 때도 급가속, 급제동 등의 운전 습관을 개선해 연료절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환경도 보호하는 경제운전을 ‘에코드라이브(eco-drive)’라고 하는데, 이는 ‘친환경운전’으로 바꿔 쓸 수 있다.

(2) 하이브리드카(hybrid car) → 복합동력차
(3) 그린카(green car) → 친환경차
(4) 에코드라이브(eco-drive) → 친환경운전

도시의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가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농촌체험을 하고 농가에서 숙박도 하는 여행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는데 이를 ‘그린 투어리즘(green tourism)’이라고 한다. ‘녹색관광’이나 ‘농촌관광’으로 바꾸어 써도 될 것이다. 여기에 ‘에코’를 덧붙여 ‘에코 그린 투어리즘(eco green tourism)’이라는 말도 쓰는데 ‘친환경 여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어떤 지자체에서는 녹색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을을 조성해 놓고 ‘그린 빌리지(green village)’라 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 마을’로 바꿔 쓰면 된다. 녹색관광과 함께 자연을 체험하는 ‘에코 어드벤처(eco adventure)’ 시설이 많이 등장했는데 이는 ‘자연탐험시설’이나 ‘자연체험시설’로 바꿔 쓰면 된다.

(5) 그린 투어리즘(green tourism) → 녹색관광, 농촌관광
(6) 에코 그린 투어리즘(eco green tourism) → 친환경 여행
(7) 그린 빌리지(green village) → 친환경 마을





이렇게 자연을 가까이 하며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게 되면 이것이 곧 에코힐링(eco-healing)이다.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한 치유이니 ‘자연치유’라고 하면 된다. 직접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도시인들은 친환경도시 또는 녹색도시(←그린시티, green city)를 꿈꾸며 녹색길(그린웨이, green way)도 조성하고 건물 옥상에 꽃과 나무를 심어 옥상정원(그린루프, green roof)을 꾸미기도 한다. 자연 환경이 좋은 집은 집값도 더 받게 되는데, 이것을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이라고 한다. 환경이 좋아서 더 받는 금액이니 ‘환경덧두리’로 바꿔 쓰면 제격이다. ‘덧두리’는 ‘정해 놓은 액수 외에 얼마만큼 더 보탬. 또는 그렇게 하는 값’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프리미엄’을 대체할 만한 말이다.

(8) 에코힐링(eco-healing) → 자연치유
(9) 그린시티(green city) → 녹색도시
(10) 그린웨이(green way) → 녹색길
(11) 그린루프(green roof) → 옥상정원
(12)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 → 환경덧두리

환경도 생각하고 건강도 생각하며 사는 삶을 ‘로하스(Lohas)’라고 할 수 있는데, ‘로하스(Lohas)’라는 말은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생활양식)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서 ‘건강과 환경이 결합된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친환경살이’라고 할 수 있다. 친환경살이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웰빙’은 ‘참살이’라는 말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13) 로하스(Lohas) → 친환경살이
(14) 웰빙(well-being) → 참살이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주부들도 들어나고 있는데 이들을 ‘에코맘(eco mom)’이라고 한다. 즉, ‘친환경주부’ 또는 ‘환경친화주부’이다. 이들 친환경주부는 친환경유기농제품 등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제품의 구매를 지향하는 소비자이기도 한데 이러한 소비자를 ‘그린슈머(greensumer)’라고 한다. 이 말은 ‘그린(gree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이다. ‘그린슈머’는 ‘녹색소비자’로 바꿔 쓰면 된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장바구니도 ‘에코백(eco-bag)’을 이용하고 요리를 할 때도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그린 레시피(Green Recipe)’를 사용한다. ‘에코백’은 ‘친환경 가방’으로, ‘그린 레시피’는 ‘친환경 조리법’으로 바꿔 쓰면 된다.

(15) 에코맘(eco mom) → 친환경주부, 환경친화주부
(16) 그린슈머(greensumer) → 녹색소비자
(17) 에코백(eco-bag) → 친환경 가방
(18) 그린 레시피(Green Recipe) → 친환경 조리법

요즘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유해 물질 사용을 자제하고 에너지 절감으로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린아이티(→녹색정보기술, 친환경정보기술)가 도입되고 있고, 그린인프라(→녹색 기반 기설)를 조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누구나 환경도 보호하면서 건강한 삶을 사는 ‘참살이’를 누리기를 바란다.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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