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엄하면 그 가르치는 도(道)도 자연히 존귀해진다는 말이 있다. 스승의 권위가 서야 그 가르침도 존귀해진다는 ‘사엄도존(師嚴道尊)’이다. 이는 ‘예기(禮記)-학기(學記)편’에 ‘사엄연후도존 도존연후민지경학(師嚴然後道尊 道尊然後民知敬學)’에서 연유된 말이다.
퇴계 선생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 마땅히 예로써 우선을 삼으라 했고, 예의가 없으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정립되지 않으며,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깨지면 가르침이 될 수 없고 배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스승이 엄하다는 걸 두고 일부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낡은 교육 방식이라고 오해할지 모르겠지만 진실은 스승으로서의 ‘엄격한 자질을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교육전문가로서 올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으로 모범을 보이고 이해와 소통, 공감, 헌신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계발시킬 뿐 아니라 제자가 마음으로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실력과 인품을 갖춘, 스승의 권위와 자질을 의미한다.
요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떠들고, 수업시간에 자고, 말이나 행동이 거친 아이들이 적지 않다. 시대가 변하면서 인권을 앞세우는 바람에 학생지도에도 어려움이 많아졌다. 가끔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되는 일부 학생·학부모들의 교원 폭언, 심지어 폭행까지…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침해의 교육현장이 매우 안타깝고 혼란스럽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나 제자 성추행관련 학교와 교원 문제로 교원단체가 대 국민사과를 하는가 하면, 최고의 지성을 자랑하는 대학에서 벌어진 제자 폭행 인분 교수, 일부 사학의 교원 채용비리 등 교원 윤리 문제로 ‘사엄도존(師嚴道尊)’이 무색하다며 교육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학교와 교원의 가르침이 신뢰를 잃고 어려워져 가고 있는 이때 교권확립과 사엄도존(師嚴道尊)의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뒤돌아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스승에 대한 존경은 구걸하고 강요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스스로 거듭나려는 노력으로 ‘사엄도존’(師嚴道尊)을 실천하는 길만이 교권을 회복하고 교육을 다시 살리는 일일 것이다. 교권의 붕괴는 인성의 붕괴이고, 인성의 붕괴는 결국 미래 삶의 파괴를 가져온다. 대부분의 교원은 묵묵히 학생지도에 전념하고 있지만, 어느 때 보다도 교육계가 모범을 보이겠다는 소명의식으로 명예를 회복해 나가야할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