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고 신입생 적응교육 해보니…

2005.03.07 13:51:00

최근 며칠간 실업계 고교생 적응을 위한 교육에 특강강사로 나가보았다. 중학을 마치고 인생 최초의 선택이라 할 수 있는 실업계 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실업계 고교의 적응과 앞으로의 인생과 성공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학생들이 인문계 고교생에 비하여 강의 중 활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 사회에서 흔히 생각하듯이 실업계 고교 진학이 절대로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유로 다음 몇 가지를 들고자 한다.

첫째, 실업계 고교는 이제 종국교육이 아니고 고교 시절 갈수 있는 다양한 트랙중의 하나로 보면 되겠다. 인문계에도 7차교육과정부터 인문, 사회, 예체능, 과학의 코스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업계 고교도 이런 코스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학생들이 거쳐 가는 코스로 생각하여야 한다.

실제로 실업계 고교생의 70% 가량이 진학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취업을 하여야 하는 학생들도 취업을 한 후 나중에 진학을 하고 있어 인문계 고교 교육과 차이가 없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직업교육 개편방향을 마련하고 있는 교육혁신위원회가 마련한 방안의 큰 틀 중 하나는 실업계 고교 중 특성화 고교를 2004년도 현재 64개에서 2010년까지 200여개교로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720여 실업계고교 중 특성화 고교로 전환하지 않는 나머지 학교의 전문·보통교과 단위 이수 기준을 현행 82단위에서 56단위로 줄임으로써 각 학교의 자율권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직업 전문교육을 강화하거나 동일계 대학 진학교육에 비중을 둠으로써 2020년 정도에는 인문·실업계 구분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단계까지 올 수 있다는 구상이다

둘째, 실업계 고교생을 위한 다양한 진학제도가 있다. 현재 실업계 고교생을 위하여 △대학입학정원 외 3% 입학 허용 △2005학년도 수능의 직업탐구 영역 신설 △실업계고 동일계열 특별전형 확대 △2+2 연계체제 진학 등 실업계 고교생들의 다양한 대학 진학 전형방법이 있다.

2005년 수시모집 1학기는 수능하고 관계없이 학생부성적, 학교추전, 성적우수자, 자격증, 장남, 만학도,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정원 내와 정원 외로 실시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 직업탐구영역이 수능에 반영되어 공업입문, 기초제도, 정보기초기술을 보면 된다. 실업계 고교생들이 수능을 기피하는데 직업탐구영역이 생겼는데 가능한 수능을 보도록 유도하여야 겠다. 이런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실업계 고교생을 위한 다양한 입시제도가 운영 중에 있다.

셋째, 이들 제반여건을 고려할 때 실업계 고교생도 외국어와 수학 등 대학 진학후 필요한 과목에 관하여서도 소홀하면 되지 않을 뿐더러 인문계 학생들보다 더 철저한 자세로 학습습관을 기르고 부족한 점을 보총하여야 하겠다.

이제 우리 교직자들 특히 중학교 선생님들은 실업계 고교가 성적 부진자가 진학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고교의 교육과정 혹은 트랙의 하나로 생각하여야 겠다. 수백 가지의 대학 진학 방법 중 1개의 경로로 생각하면 안 될까?

더구나 실업계 고교생의 상당수가 장학금을 수여받고(실제로 서울의 모 전자고교는 40%가 장학생임) 졸업 후 실업계 고교생에 유리한 입시방법으로 서울에 있는 명문 4년제 대학에도 진학을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창업의 길로도 많이 나가고 있다.

이들 학생들이 나이가 40세가 되었을 때 인문계 고교 졸업생에 비하여 실업계 고교 졸업생 출신 CEO(사장)가 훨씬 더 많아지리라 예상한다. 그 만큼 중학교 선생님들이 이들 학생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을 갖고 실업계 고교 진학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에게 칭찬도 하면서 꿈을 키워주었으면 한다.
이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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