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실 밖 배움 기회 사라져선 안 돼

2025.07.14 09:00:00

학교 현장체험학습은 교육적 효과와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실 밖 다양한 분야의 체험 활동이다. 오늘날 가족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예전과 같은 설렘은 많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필요에도 불구하고 이제 현장체험학습은 교원들에게 꺼려지는 행사가 돼버렸다. 각종 업무부담에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이 전부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오롯이 학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준비해 온 교사들은 이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안전을 담보하고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의 민·형사상 면책 조항’을 담은 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모호한 법 조항과 교육당국의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교사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또 자녀들의 현장체험학습을 왜 막냐며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에도 노출돼 있다. 교총 등이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가 보장되지 않는 현행 체험학습 폐지를 촉구하는 이유다.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건에 대한 2심 첫 공판이 9일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렸다. 1심 재판부가 인솔교사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교직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매뉴얼에 따라 미리 점검하고, 모든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발생한 사고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교육계는 항소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 체험학습을 축소하고 제한할지, 아니면 교사들이 소신 있게 교외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에게 형사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 교육 위축을 막고 교실 밖 배움의 기회를 지킬 수 있도록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한국교육신문 jebo@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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