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람을 기르는 교육이 희망이다

2025.07.14 12:38:20

시인 박노해는 ‘다시’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사람 속에 들어 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는 오늘날 세상살이에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짐이고 마음을 노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인간이 한없이 나약하고 부족해 보여도 귀한 존재로 창조됨에 대한 감사와 나 자신 안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교육은 ‘바람직한 인간’, 곧 ‘올바른 사람’을 길러내고 양성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이 세상에 ‘인간’으로 ‘피투(내 던져진)’된 존재다. 여기서 피투는 <존재와 시간>이란 명저를 출간한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강조하는 존재의 자유와 자기 초월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그는 인간이 항상 미래를 행해 무언가가 되려고 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예컨대 ‘나는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조건 안에서 철학자가 될 수도, 작가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의 존재’라는 의미다. 여기에 바로 교육의 위대한 힘이 다시 작동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어떤 조건에 던져져 있음(기투)을 피할 수 없지만, 그 속에서도 항상 무엇이 될 지를 향해 스스로를 내던지며 살아가는 운명을 안고 있다. 따라서 선천적으로 태어난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바람직한 인간, 즉 올바른 ‘사람’으로 기르는 것은 교육에 힘입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교육자는 바람직한 인간을 양성하는 위대한 교육의 사명을 안고 있으며 이를 자긍심으로 간직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교육자의 사명과 역할, 기능이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인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눈 뜨고 나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교육현장의 잡다한 이야기들이 희망의 싹을 크게 해치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매도되고, 교사들이 고소⋅고발에 연루되며, 악성 민원에 시달려 결국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현실은 차라리 교육현장을 ‘리셋’하고 싶은 심정이다. 왜 우리는 이런 교육환경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가? 이를 해결하는 방책과 지혜는 없는 것인가?

 

다시 박노해 시인의 시 ‘다시’로 돌아간다. 그는 사람이 희망에 차고, 길을 찾고, 참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자 서곡이고 이를 스스로 자기 안에서 찾는 사람이 바로 희망이자 결과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말로는 ‘인간이 우선이다’ ‘사람이 먼저다’ 등 엇비슷한 표현들을 통해 사람이 모든 것의 중심이고 본질임을 주장한다. 세상이 팍팍하고 어려울수록 이에 대한 절심함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만 뜨면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 하고 비난의 화살을 퍼부어댄다. 즉, 현실에서 타인은 나의 지옥인 것이다.

 

우리는 왜 이런 생각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인가? 그것은 모든 사람을 경쟁의 대상으로 삼고 배워서 그들보다 우월한 존재, 즉 그들 위에 서고자 하는 지배욕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를 교육이 조장한다면 우리는 그 교육을 혁신하고 개혁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경쟁교육 제도 안에서 강력한 이득을 누리는 기득권층은 오히려 경쟁을 숭상하고 이것만이 가장 공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를 매개삼아 ‘공교육’의 붕괴를 재촉하는 ‘사교육’에 불을 지핀다. 결국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가속화되고 신분은 세습화 되는 ‘계급사회’를 조성한다.

 

일찍이 스승 공자는 ‘유교무류(有敎無類)’를 주장해 교육에는 기회의 차별이 없어야함을 주장했다. 이는 곧 누구나 배움에는 빈부 차이에 관계없이 공정하고, 공존을 통해 공생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는 공정한 배움 속에서 희망을 찾고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의 여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에 ‘바람직한 인간’ 교육의 사명은 그 자체로 숭고한 것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바람직한 인간, 올바른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에 다시 희망을 걸고 더욱 교육입국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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