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하루 중 언제 제일 행복하세요?”

2005.07.03 15:00:00

요즘 우리 선생님들은 마치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난도질당하기 일쑤이다.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야단법석을 떠는지 모르겠다.

교원평가제가 교원단체의 반발에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다시 불거져 나온 말이 부적격 교사 퇴출제이다. 아직까지 부적격 교원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들이 많다. 설령 확정된다 할지라도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한편으로는 긁어 부스럼 만드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우리 선생님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우리 선생님을 궁지로 몰면 결국 피해는 누가 보겠는가?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학생이나 학부모,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된다면 공교육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애쓴다고 하는 교육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심스럽기만 하다.

최소한 내가 알고 있는 선생님은 청렴결백하며 아이들을 보면서 자정능력을 키워 가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마저 가식이라고 한다면, 성당에 가서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라도 받으란 말인가. 일부 몰지각한 선생님들로 인해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마저 그런 식으로 매도되어 진다는 사실에 불쾌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선생님의 사기만 저하시키는 이런 특별법을 구차하게 만들지 않아도 선생님은 스스로 교단에서 물러나는 것이 예사다. 벼룩도 낯짝이 있는 법. 그런 선생님이 어떻게 학생을 바른 길로 지도할 수 있겠는가. 또한 아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 볼 수나 있을까? 결국은 학생들이 그런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기를 거부할지 모른다.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선생님에게 있어 스승은 학생이라고 본다. 선생님도 학생들로부터 힐책받아야 할 것은 받아야 한다고 본다. 자기 표현을 잘하는 요즘 아이들. 그 아이들의 말을 무조건 믿어서도 안되지만 지나가는 말 중에는 귀 닫아 들어야 할 내용도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으로 산다'라는 말이 이제 옛 말로 되어버렸단 말인가.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 교육부는 선생님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정책에만 열내지 말고 열악한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번은 어떤 선생님에게 우스갯소리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하루 중 언제 제일 행복하세요?”

그 선생님은 질문에 대답 대신 이렇게 말을 했다.

“아마 선생님도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사실 아이들과 수업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그 시간에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으니까요.”

나 또한 그 선생님의 생각과 똑같았다. 누군가로부터 교권을 침해받는 것보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없다고 본다. 아마도 선생님들 모두의 생각이 그러리라 본다. 교권은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고 본다.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선생님들 자신이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 어느 누구도 우리의 교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교사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21세기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가야 할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몸짓 하나까지도 배운다고 하지 않는가. 선생님이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제일 행복하고 멋있게 보이듯 우리의 행복지수는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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