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면 어느 학교 없이 기말 성적 처리 관계로 선생님들이 무척 바쁘다. 대부분의 학교는 중간·기말·수행평가 점수 결과를 합산하여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배우고 익힌 학습 결과를 종합하여 평가를 마무리한다.
최근 중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기말 최종 평가 방식은 아리송하다. 중간·기말·수행 평가를 하면서 각 영역별로 100점 만점으로 채점을 하고 이를 공개하였기 때문에 총점이 300∼500점 정도를 넘어가기 때문에 영역별 환산 점수를 쉽게 암산할 수 없다. 그래서 학생들이 개개인의 학습 수준을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으며 학부모는 더욱 그렇다.
처음 이 제도를 시행할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해가 거듭하면서 이 시스템으로는 교사나 학생이 학습 성취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부진한 영역에 대한 보충 학습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허점도 있다. 예리하게 관심을 기울여 점수 환산을 하지 않으면 학습 도달 수준을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간 35%, 기말 35%, 수행 30%를 반영한다는 평가 계획을 세운 과목이 있다 하자. A라는 학생이 중간고사에서 85점, 기말 고사에서 75점, 수행 평가에서 95점을 받았다면 이 학생의 환산 점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일일이 계산해 보지 않으면 쉽게 알 수가 없다. 더욱이 수행 95점은 높은 점수로 착각되기 쉽다. 사실은 반영 점수가 28.5점인데 말이다.
이를 환산 점수로 계산하여 보면 중간 고사가 29.75점, 기말 고사가 26.25점, 수행 점수가 28.5이 된다. 이를 합산하면 84.5점이 된다. 이를 계산하기도 복잡하고 암산하기는 더욱 힘든다. 점수를 환산하여 놓지 않고는 알 수가 없고 기말이 되지 않으면 최종 점수를 알 수가 없다. 교과 담임도 학생들의 점수를 파악하기 어려운데 학생이나 학부모는 하물며 어떠하랴.
그럼 어떻게 개선하면 될까? 영역별 100점 만점 제도를 버리고 총점을 100점 만점으로 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간을 35점 만점, 기말을 35점 만점, 수행을 30점 만점으로 발표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각 영역에서 받은 점수를 합산만 하면 자기 점수를 금방 알 수 있다. 이렇게 쉬운 일을 가지고 왜 점수를 둔갑시켜 왔다갔다하는지 모를 일이다.
중간 고사에서 30점을 받은 학생은 기말에 몇 점을 받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기 쉽고, 수행은 몇 점을 받아야 자신이 기대하는 점수에 스스로 다가갈 수 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어떤 영역을 몇 점 더 올리면 자신이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현행 영역별 100점 제도 하에서는 이를 알기가 너무 어렵다.
앞으로 성적 처리는 총점을 100점 만점으로 처리하자. 그리하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학습에 대한 성취 수준을 쉽게 알아볼 수 있고 모자라는 영역의 보충 학습 계획도 쉽게 세울 수 있다.
별 다른 이유도 없이 영역별로 성적을 100점 만점으로 부풀리어 발표하고 나서 학기말에 환산 점수를 부여하는 이중적 성적 처리 방법을 버리고 처음부터 원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자. 왜 쉬운 성적 처리 방법을 두고 어렵게 둘러 가는 길을 선택하고 있는지 아리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