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출신 학생들 학구열 높아"

2002.07.08 00:00:00

탈북 청소년 가르쳐보니…성수중 전병헌 교사
제도권 교육 경험은 거의 없어

`2002 한겨레 겨울학교'에 교감으로 참여한 성수중 전병헌 교사는 "탈북 청소년들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씩 자유민주주의를 동경해오다가 목숨을 담보로 한국을 찾은 이들"이라면서 "남한 청소년들과 같은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우리 교육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탈북 청소년 교육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동료교사와 학교 부적응 학생을 지도하는 모임을 가지던 중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에 관심이 모아졌다. 뜻을 같이한 3명의 교사가 2000년 겨울 하나원을 방문, 학교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고 지난해 1기 계절학교를 운영했다. 지난 겨울에는 이들이 우리 교육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교육장소로 선택하기로 결정, 내가 재직중인 성수중에서 2기를 실시하게 됐다.

-남한 학생과 구분되는 탈북 청소년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탈북 청소년들은 남한 학생들보다 학업에 대한 성취욕구가 강했다. 우리 나라도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 학구열이 매우 높았는데 이와 같은 심리라 생각된다. 학력수준이 또래보다 뒤쳐져 바로 학교에 들어간다면 따라가기 어렵겠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1,2년 정도면 또래들의 학업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였다.

-적응을 돕기 위해 일선 학교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아직 철없는 일부 학생들은 북한사투리를 듣고 비웃거나 따돌리기도 하는데 탈북 청소년에게는 피해의식이 될 수도 있다. 언어는 하루 이틀 사이에 극복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학교 차원에서 미리 일반 학생들을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탈북 주민들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가령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려하고 가족관계를 묻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 등을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런 점을 미리 알려주는 것도 통일교육의 일환이라 생각한다.

-탈북 청소년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대부분의 탈북 청소년들은 생활난과 유랑생활로 인해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론적인 것보다는 이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실생활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제도를 마련, 가능한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탈북 청소년들이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해 학습능력만 빨리 높이려 서두르는 감이 있는데 다양한 교육문화활동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 계절학교에 참여하면서 짧은 기간의 교육보다는 지속적인 대안교실 등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대안교실을 계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이를 제도권 교육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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