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이들의 행동을 주시해 보라

2005.10.14 11:42:00

3학년 O반 5교시 영어시간이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도중 한 학생의 행동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 아이는 수업시작부터 계속해서 다리를 떨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아이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1차 주의를 주었다.

그러나 주의도 잠시 일 뿐, 그 아이는 다시 다리를 떨었다. 할 수없이 좀더 강도가 있는 경고를 주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아이의 버릇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번 다리를 떨 때마다 지적을 하게되면 수업의 맥이 끊어질 뿐만 아니라 그 학생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아이의 그런 행동이 수업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에게도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수업이 끝난 뒤 그 학생을 불러 상담을 하였다. 본인도 자신의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생긴 이 나쁜 버릇 때문에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사람들로부터 핀잔을 들은 적도 많았다고 하였다.

심지어 잠을 자면서 까지 다리를 떨어 두 다리를 묶어 놓고 잠을 잔 적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 습관을 고치기 위해 병원에 다녀본 경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도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조금은 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버릇을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리를 떨지 마라’라는 식의 명령은 오히려 아이에게 강박관념을 심어주어 더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도 없었다.

할 수없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 아이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였다. 아이 또한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다하겠노라고 다짐을 하였다.

우선 수업 시간에 다리를 뜨는 모습이 발각되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수업을 받도록 하고 반성문을 쓰도록 하였다. 그 아이는 힘들겠지만 나와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을 했다. 문제는 ‘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이다. 어쩌면 이것이 그 아이의 자존심을 더 상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튼 그 아이가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등학교 학창시절 동안 꼭 고쳐 나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아이의 좋지 않은 버릇을 고치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계속되리라.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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