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 합격자의 교외 생활지도 철저

2005.11.03 15:57:00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 대부분이 본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시간이 오후 4시이다. 이 시간은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학교에 남아 있기 때문에 일찍 귀가하는 학생들의 교외 생활을 지도한다는 것이 여간 어렵지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잡무가 많은 선생님들이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의 교외순찰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그 업무는 과중되어질 것이다.

본교에서는 아직까지 그 아이들의 잘못된 비행으로 인해 빚어진 사건은 없으나 담임선생님의 입장에서는 늘 걱정이 앞선다. 물론 학생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 기간 동안 자칫 잘못하여 비행청소년으로 전락할까봐 걱정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 내용이다.

우리 학급의 경우, 수시 모집에 합격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 및 취미활동 등으로 방과 후 활동을 잘 하는 것으로 상담 결과 파악되었다. 그런데 몇 명의 학생들은 아직까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 TV시청, 컴퓨터 인터넷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하였다.

매 수업시간마다 졸기 때문에 학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을 자주 받는 우리 반 한 남학생과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 학생의 말에 따르면,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하여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학교 수업시간에는 잠을 잘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학교 교칙에 의하면, 학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못하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그 학생에게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원비조차 내지 못하는 아이에게 방과 후 활동으로 무엇인가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듯 싶다.

대학의 수시 모집 제도가 생긴 이래로 각 학교 나름대로 합격한 학생에 대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나 실효성을 거둔 학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있다면 거기에 따른 우수사례집을 만들어 전국 고등학교에 보급하여 홍보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학교 차원에서도 무작정 수시 모집에 대한 부작용을 성토만 하지 말고 거기에 따른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정부에 건의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결국 제도의 희생양은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더 이상 학생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그 희생을 줄여나가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수시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 방과 후 교외 활동을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직까지 입시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일선 학교 선생님들의 고충을 교육인적자원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안하무인격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21세기, 우리의 교육이 더욱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불협화음이 생기지 말아야 할 것이며 국민 모두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정착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 나라의 미래는 교육제도의 승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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