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바로 전교조 주장이 옳지 않은 이유

2006.05.06 15:43:00

'그것을 결정하는데 교사들의 의견을 들었습니까? 교장, 교감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니 이 문제는 원천 무효입니다. 전체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해야 합니다.' 일선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교조 교사들의 주장이다. 항상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서 합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번의 교장임용제 공청회에서는 과연 그들이 전체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생각하여 참여했는가. 이번의 교장임용제에 대한 의견조사를 하는 것을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다만 보도를 통해서 백원우 의원이 그런 법안을 제시하고 공청회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그들의 주장과는 정면배치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교장, 교감단이 퇴장한 곳에서 태연하게 자기들의 주장을 펼쳐 놓고 그것이 모두 맞는 것인양 주장하였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더우기 교장, 교감단이 퇴장한 모습을 보고, '이런 모습이 교장임용방식을 바꿔야 하는 이유' 라는 주장을 펼쳤다고 하는데, 웃기는 일이다. 전교조 교사들의 그런 모습이야 말로 주객이 전도된 꼴이다. 교사임용방식을 바꿔야 하는 이유이다.

학교에서 자기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집단으로 회의 자체에 참여를 하지 않는다. 교직원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교장, 교감 및 나머지 교사들은 회의를 강행하지 않는다. 어떻게든지 전교조 교사들의 회의 참여를 설득한다. 그들이 계속 참여하지 않으면 회의는 며칠이 지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전체 교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전체 교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교조 교사들이지만 실제로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전교조 교사들이 아니다. 그들은 독불장군식으로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교장, 교감단이 퇴장했다고 해서 교장 임용방식을 개선해야 하는 이유 운운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얼굴 가리는 격이다. 전교조 교사들이 학교에서 자기들 마음에 안든다고 회의참석 거부, 논의 자체를 거부를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자기들의 주장과 맞지 않게 돌아간다고 해서 그렇게 행동하면서, 어떻게 교장, 교감을 몰아 붙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전교조 교사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해 왔어도 교장, 교감들이 교사임용방식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적 있나. 그런 적 없다. 교장, 교감들이 항상 전교조 교사들도 같은 구성원이기 때문에 포용하고 껴안고 설득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것이 잘못된 행동인가. 전교조 교사들을 제쳐놓고 교장, 교감 마음대로 결정하는 일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김대유 교장선출보직제와 학교자치연대 공동대표가 '교감직 폐지는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는데, 그의 주장대로라면 교장제는 왜 유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교장직 없애면 더 많은 비용 절감이 될텐데...어떻게 같은 교사이면서 만성적 교원부족 현상을 그렇게 해결하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사부족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비용절감을 위해 보직교사제도 폐지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 보직교사하면 승진가산점 주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

자신들의 주장을 앞세우기 전에 현실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주장이 옳으니 모두 자신들의 주장에 동의하라는 식의 논리는 누구의 동의도 얻을 수 없다. 한국교총의 정책본부장이 참여 안했다고 자기들끼리 공청회 한다는 백원우 의원측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아니 백의원측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만일 전교조에서 머리띠 두르고 거리로 나섰어도 그렇게 '오라고 했는데, 안왔기 때문에 우리끼리 했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식으로 교감직을 폐지하고 교장임용을 학운위에서 할려면 학운위 구성방법부터 바꾸고 국회의 국회의장도 없애고, 국회의 교육위원장도 없애서 아무 문제 없이 국회를 잘 이끌어 가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 학교의 교장, 교감만 탓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 보라는 것이다.

백원우 의원은 지금이라도 말도 안되는 교장임용제를 폐기하고 모든 교원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해야 한다. 자기들끼리 만들어 놓은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계속 밀어 붙인다면 향후 발생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밀실에서 만들어진 법안이라는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폐기하고 전체 교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야당들도 참여를 시켜야 한다.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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